포털 사이트 나우콤이 운영하는 인터넷 개인방송 '아프리카'에서 외국인학교 교사가 운영하는 영어학습 프로그램이 화제다.

주인공은 '한국 토종 영어로 미국학교 교사 되기'(afreeca.pdbox.co.kr/gkyuya)란 방송을 진행하는 최지규씨(46).네티즌들 사이에선 '영어장애 치료사'로 통한다.

최씨는 외국 유학을 다녀오지 않았고 영문학과 출신도 아니면서 원어민처럼 영어를 구사한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최씨는 영어와 무관한 서울시립대 조경학과를 나와 혼자 영어를 공부해 16개월 만에 외국인학교 교사 시험에 합격한 인물이다.

'미국학교 생활영어''엄마와 함께 영어를''월급쟁이 생활영어' 등 영어 관련 책도 8권이나 발간했다.

최씨의 방송에서는 따로 교재가 없다.

강의 교재는 시청자들과 함께 만들어 간다.

자유롭게 대화하면서 나온 주제로 영어 작문을 하고 최씨가 개발한 음성학 공부법으로 발음을 알려 준다.

네티즌들은 인터넷으로 그의 방송을 시청하면서 실시간으로 최씨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자료를 요청하기도 한다.

지난달 강의를 시작해 단골 애청자가 이미 1000명을 넘었다.

심지어 해외 유학생도 최씨의 강의를 듣는다.

한 애청자는 "언어의 기초라고 할 수 있는 발음법을 체계적으로,원어에 가까운 발음을 할 수 있도록 쉽게 알려 줘 좋다"면서 "외국 유학 없이 토종 영어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최씨는 현재 수원에 있는 외국인학교 교사다.

그는 개인 방송을 시작한 취지에 대해 "외국에 갔다 오지 않고도 외국인학교 교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나만의 공부법을 함께 공유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대학 시절 미국 컨트리 음악에 심취한 나머지 미군 방송인 AFKN에서 나오는 음악 프로그램을 알아듣기 위해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미국 음악=영어'로 생각할 만큼 빠졌던 관심이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게 한 원동력이라고 한다.

그는 한국경제신문 독자들을 위해 그만의 영어 공부 비법을 살짝 소개했다.

우선 영어를 말할 때 '파도를 타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어와 영어는 억양부터 다르기 때문에 한국적 음색을 버려야 합니다. 평소에도 한국어를 말할 때 마치 영어를 말하듯 영어 억양으로 연습해 영어적 음색을 기르는 게 좋아요."

호흡을 멈추는 것도 필요하다.

그는 "백인들은 영어를 말할 때 한국인보다 훨씬 적은 양의 공기를 내뿜는다"며 "잠시만 호흡을 멈추고 영어를 말하면 원어민에 가까운 발음을 할 수 있다"고 알려줬다.

또 영어에 관심을 갖고,단어를 그냥 외우지 말고,질겅질겅 씹어서 내것으로 만들어야 하며 영어는 앞부분을 집중해서 잘 듣는 게 중요하다고 그는 조언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 최지규씨의 영어 비법 ]

ㆍ말할 땐 호흡 줄이고 파도 타라
ㆍ단어를 질겅질겅 씹어아
ㆍ들을 땐 앞부분에 집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