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12일 "한국과 인도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한국과 중국 간 FTA보다 먼저 체결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인도 델리를 방문 중인 이 전 시장은 이날 타즈마할 호텔에서 열린 인도경제인연합회 초청 특강을 통해 "2020년,2030년 등 장기적으로 볼 때 한국과 인도가 한·중 관계 못지 않은,오히려 부분적으로는 더 깊은 관계를 갖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과 중국은 경제협력 관계 뿐 아니라 경쟁자 관계에도 있지만 인도와는 상호 보완적 관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인도를 전략적 파트너로 삼아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이 구상이 현실화 될 경우 한·중 관계 등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이 전 시장은 또 "한국과 인도가 서로의 강점을 합친다면 양국이 IT(정보기술) 분야를 곧 지배하게 될 것"이라며 "교수와 기술자 학생 등 IT 전문가들의 교류를 증진할 수 있도록 이민정책을 대대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시장은 강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개방형 경제시대에는 순혈주의만으론 한계가 있다.

국제화 시대를 맞아 인력이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법·제도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외국의 고급인력을 보다 쉽게 유치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제시된 것이지만 '단일민족' 개념에 대한 애착이 강한 국내 여론을 고려할 때 적지 않은 논란도 예상된다.

델리(인도)=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