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나흘 전 콘크리트바닥처럼 단단하고 빨랐던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깜짝 주인공'이 됐던 2007마스터스 챔피언 잭 존슨(31·미국)이 4퍼트를 했다.

자신도 어이가 없었던지 약 20년 전 세베 바예스테로스(스페인)가 마스터스에서 4퍼트한 뒤 한 유명한 말을 앵무새처럼 되뇔 뿐이었다.

'I miss-I miss-I miss-I make.'

마스터스 우승 직후 사흘 동안 방송 출연,유명인사와의 만남 등으로 분주한 일정을 보낸 존슨은 이례적으로 이번 주 미국PGA투어 버라이즌 헤리티지대회에 출전했으나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존슨은 13일(한국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하버타운골프장(파71)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1언더파 70타를 쳐 선두에 7타 뒤진 공동 20위에 자리잡았다.

인코스에서 티오프한 존슨은 5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고 상승세를 타는 듯했으나 6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로 금세 2타를 잃고 말았다.

오거스타내셔널GC의 '스타'가 10.5m 거리에서 4퍼트하면서 스타일을 구긴 것.존슨은 이날 드라이버샷 거리는 평균 267.5야드로 중하위권이었지만,페어웨이 적중률 92.9%와 그린 적중률 72.2%에서 보듯 샷 정확도만큼은 다른 선수들을 압도했다.

마스터스에서 존슨에게 3타 뒤져 공동 5위를 차지한 제리 켈리(미국)는 이날 버디 10개를 잡는 집중력으로 8언더파 63타를 쳤다.

어니 엘스(남아공)에게 2타 앞선 단독 1위다.

엘스는 마스터스에서 커트탈락했으나 이번 대회에서는 켈리,존슨과 흥미로운 승부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올시즌 한 번도 10위권에 들지 못한 나상욱(24)은 4언더파(버디5 보기1) 67타로 선두와 4타차의 공동 5위를 달렸고,올시즌 '신인상' 후보인 앤서니 김(22·나이키골프)은 2언더파 69타로 공동 10위에 올라 시즌 세 번째 '톱10' 진입을 바라보게 됐다.

양용은(35·테일러메이드)은 2오버파(버디3 보기5) 73타를 쳐 공동 75위에 머물렀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