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데님 진'이란 의류 장르가 한국에 상륙한 것은 2003년쯤이다.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소파홀릭'이란 편집숍에서 미국 연예인들이 한창 입고 다니던 청바지를 몇 벌 들여왔는데 30만원대라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불티나게 팔리면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희소성에다 탤런트 김남주씨 등 연예인들이 주로 입는다는 얘기까지 가세해 2003년 여름,'세븐진'이란 브랜드가 갤러리아백화점에 입성하면서 고급 청바지,곧 프리미엄 데님의 전성 시대가 열리게 된다.

그로부터 약 4년이 지난 2007년,요즘 강남의 트렌드 세터(유행을 만들고 이끌어 가는 사람들)를 사로잡고 있는 브랜드는 '페이지 프리미엄 데님'이다.

청바지 여성 모델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페이지 아담스 젤러가 데님 디자이너들과 연합,2005년 첫선을 보인 브랜드다.

다리를 길게 보이게 하고,힙업(hip-up)을 시켜주며,힙과 허벅지를 날씬하게 보이게 하는 등 마치 재단사가 재단한 듯이 매우 여성스러운 디자인을 보여주는 게 특징이다.

나탈리 포트먼,기네스 펠트로,페네로페 크루즈,제시카 심슨,애쉴리 주드 등 할리우드의 패션 아이콘들을 매료시키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페이지'는 '얼진(Earl Jean)','세븐진(Seven for all mankind)','시티즌즈 오브 휴머니티(Citizens of humanity)' 등 미국 프리미엄 데님의 계보를 잇는 정통 브랜드로 평가받는다.

진수연 갤러리아백화점 대리는 "얼진이 1990년대 초반 뉴욕에서,세븐진은 1990년대 후반 LA를 거점으로 인기를 끌었고 3세대인 시티즌즈 오브 휴머니티는 2000년대 초반 세븐진의 디자이너들이 독립해서 만들어 신화를 만들었다면 페이지는 이를 잇는 4세대 프리미엄 데님 진"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페이지 프리미엄 데님'이 국내에 20여개가 넘는 여러 브랜드 중에서도 눈에 띌 수 있었던 것은 독특함과 고급스러움에 있다.

앞 주머니 안에 신용카드가 들어갈 만한 조그만 주머니를 만들기도 하고,때로는 아예 주머니를 없애거나 레이스를 다는 파격을 보여주고 있는 것.시즌별로 신상품이 출시될 때마다 수집하는 마니아들이 생겨날 정도다.

손수 손으로 이뤄지는 자연스러운 빈티지 워싱도 장점이다.

오원만 갤러리아 해외상품팀 부장은 "이탈리아와 일본에서 수입한 최고급 원단을 사용하고 부자재들도 이탈리아의 유명 브랜드인 '코브라'에서 나온 것들"이라며 "널리 알려진 명품 브랜드보다는 자기 패션스타일을 추구하는 기호가 강한 고객들이 좋아한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