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계 자본이 대주주로 참여한 KGI증권(옛 조흥증권)이 매각 절차를 밟는다. 교보증권도 매각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증권업계에 인수·합병(M&A)이 잇따를 전망이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GI증권 대주주인 대만 쿠스(KOOS)그룹은 보유 지분 51%를 공개입찰 방식으로 매각키로 하고 전날까지 1차 의향서를 접수했다.

접수 결과 외국계 증권사 3~4곳과 국내 증권사 1곳,일반 대기업과 PEF(사모투자회사) 등 모두 10여 곳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증권사로는 동부증권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소식통은 "증권사보다는 대기업이나 PEF들이 증권업 라이선스를 따기 위해 입찰 가격을 높게 써내는 등 적극적인 인수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KGI증권 자기자본은 장부가 기준으로 1710억원에 달하고 있지만 시가 평가할 경우 2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다 보유 중인 증권선물거래소 지분(2.92%) 가치(300억원대로 추정)를 포함할 경우 더 불어난다. 업계 관계자는 "공개입찰 방식으로 매각하는 만큼 가격을 높이 써내는 쪽이 유리하다"며 "51% 지분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매각 가격은 1000억~1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쿠스 그룹은 2000년 조흥증권 지분 51%를 816억원에 인수했다.

쿠스 그룹은 조흥증권을 인수한 뒤 한때 온라인 중개와 선물·옵션 매매 등으로 영역 확대를 추진했으나 여의치 않자 2004년 영업점을 모두 폐쇄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현재는 여의도 본사만 남아 있으며 채권 및 법인 영업,수익증권 판매에만 주력하고 있다.

교보증권도 대주주인 교보생명 측에서 자금 확보와 전략적 판단에 따라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계열 증권사가 없는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이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선 매각 가격이 3000억~5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로부터 인수한 여의도 본사 건물의 시가도 1500억원이나 된다.

업계 관계자는 "교보증권이 중소기업에 특화돼 있다는 강점이 있는 데다 본사 건물의 가치가 높게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꾸준히 M&A설에 휩싸인 SK증권도 SK그룹이 일반 지주사로 전환될 경우 금융업종을 자회사로 거느릴 수 없게 됨에 따라 매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종태/김태완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