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조만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잖아요.

남편들도 이젠 아내가 도와 달라고 하기 전에 먼저 도움을 줘야 합니다."

한현미 아시아나항공 이사의 남편인 전석희 인천대 전자공학과 교수(48).그는 국내 대기업 여성 임원 남편 20여명 가운데 한 명이다.

"임원이 된 데는 남편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는 한 이사의 말을 전하자 전 교수는 "별로 한 것도 없는데…"라며 쑥스러워했다.

"사실 결혼 초만 해도 '아이를 낳고 시간이 지나면 그만두겠지'라는 생각도 없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돕자'고 마음을 고쳐 먹고 지내다 보니 어느덧 임원까지 됐네요." 그는 "출근할 때 넥타이도 매어 주고 퇴근하면 반갑게 맞아주는 아내를 왜 생각해보지 않았겠냐"며 "그렇다고 해서 아내의 전문성을 포기하도록 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특별한 외조법을 물었더니 '주말 대화'와 '신앙'이라 했다.

"저는 늦게까지 연구실에서 지내고 아내는 일찍 자고 일찍 출근하는 스타일이어서 주로 주말에 많은 대화를 나눕니다.

크고 작은 갈등이 생기면 다 주말에 풀죠.또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게 외조라면 외조겠네요."

전 교수는 요즘 젊은 남편들에게 "아내가 전문 영역에서 일하고 싶어한다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면서 "작은 것들을 희생할 수 있는 마음이 서로에게 필요한 것 같다"고 조언했다.

차남인 전 교수는 장인·장모를 모시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