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퇴직이 일반화되고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은퇴 설계'가 직장인들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샐러리맨들의 은퇴 설계를 위한 가장 손쉬운 방법은 단연 금융회사의 개인연금 상품이다.

하지만 막상 가입하려고 하면 어떤 연금을 골라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금융회사들이 판매하는 개인연금의 성격이 제각각 다른데다 세금혜택, 연금수령 방법 등에서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은퇴설계 전문가들은 "수명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생명보험사의 연금보험이 은퇴설계에 가장 잘 부합하는 상품"이라고 권고하고 있다.

◆연금보험으로 종신연금 설계

생보사에서 판매하는 일반 연금보험은 은행·증권사의 세제적격 개인연금처럼 소득공제 혜택은 없지만 연금수령 시 연금소득세를 내지 않는다.

연금 불입액이 클수록 세금면에서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또 가입 후 10년이 지나면 언제든지 해지, 일시금으로 받을 수 있다.

나아가 국민연금처럼 사망할 때까지 연금을 탈 수 있다.

즉 은행·증권사의 연금저축은 10년간 불입한 후 만55세부터 5년, 10년, 20년등 확정기간 동안 연금을 수령할 수 있지만 연금보험은 45세부터 일정기간을 정해 연금을 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망 때까지 연금을 받도록 설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은행의 연금신탁에 가입한 고객이 60세부터 매달 100만원씩 10년간 연금을 탈 수 있다고 치자.이 고객이 만약 생보사의 연금보험에 가입했더라면 매달 54만원(연금생명표의 기대수명 85세,연 5% 복리 가정)을 사망할 때까지 받을 수 있다.

김동희 교보생명 재무설계센터 웰스매니저는 "종신연금으로 받을 수 있는 상품은 생보사 연금보험이 유일하다"며 "종신연금을 받으면 연금액수는 줄지만 86세 이상 생존해도 계속 연금이 지급되므로 수명 연장에 따른 위험을 보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축과 위험보장을 동시에

생보사들은 최근 들어 중도에 인출하거나 추가로 납입할 수 있는 '유니버셜 기능'을 갖춘 연금보험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고객들의 자금운용이 한결 편리해진 것이다.

금호생명의 '빅보너스 유니버셜 연금보험'의 경우 계약 후 2년이 경과한 경우 급작스런 사정으로 보험료 추가 납입을 하기 힘들어도 보험계약이 해약되지 않고 유지된다.

대신 여유가 생길 때는 추가로 납입할 수 있으며 연금 개시 시점에는 연금의 30%를 한번에 받아 목돈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또 연금보험은 목돈을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특약을 통해 위험을 보장 받을 수 있다.

즉 위험보장과 저축기능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최소 노후자금은?

만 60세 부부가 80세까지 약 20년 동안 산다고 가정하자. 국민기초생활보장 수준의 기초생활비 한 달 58만9000원과 월50만원의 여유생활비만 사용하면 총 2억6000만원이 필요하다.

60세 이상 2인 가구의 평균 소비지출액인 월 96만원을 기초생활비로 쓰고 월 100만원의 생활비를 추가로 사용하려면 4억7000만원이 필요하다.

국민연금에서 받는 연금액은 개인마다 편차가 있지만 편의상 2억원이라 가정하자. 그러면 60세까지 국민연금 분을 뺀 2억7000만원을 모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가령 25세인 남자가 보험사의 연금보험(공시이율 4.8% 적용 시)에 가입해 월 28만7000원을 20년간 납입하면 65세에 2억7000만원을 모을 수 있다.

하지만 10년 늦은 35세부터 가입한다면 월 납입액은 45만6000원으로 늘어난다.

45세부터 불입하면 72만6000원으로 더욱 커지게 된다.

공시이율 4.8% 적용 시 30세인 남자가 20년간 매월 20만원씩 납입하면 60세부터 매년 769만원을 종신토록 받을 수 있다.

60세에 일시금으로 받으면 1억1755만원이 된다.

그러나 10년 뒤인 40세에 20년간 연금을 부으면 60세부터 연금액 482만원을 종신토록 받거나 일시금 7375만원으로 줄어든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연금에 가입해야 하는 이유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