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1조1800억원에 그쳐 4년 만의 최저치를 면치 못했다고 한다.

삼성전자는 국내 기업을 대표하는 업체인 데다 정보기술(IT)업계의 선도기업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이처럼 참담한 실적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급격히 악화된 것은 주력품목인 반도체 분야에서 주요 경쟁업체들이 공정기술을 개선하며 공세를 강화한 데다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가격이 폭락(暴落)한 점이 주요 원인이라고 한다.

액정표시장치(LCD) 부문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의 부진은 특히 한국 반도체산업의 국제적 위상을 위협하고 국내 IT산업 전체에도 부정적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같은 실적 부진이 비단 삼성전자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증권선물거래소가 상장사들의 지난해 실적을 집계한 결과 현대차그룹은 전체 순이익이 42%나 줄었고 LG그룹의 경우는 순이익 감소 규모가 90%를 넘었다.

내수경기 부진에다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경쟁구도 격화,대립적 노사관계 등으로 우리 기업들이 얼마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할 것이다.

게다가 앞으로의 전망도 낙관적인 편이 못된다.

세계 주요국들의 경제성장률이 점차 하향조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데다 원화가치는 당분간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럴 경우 수출 여건 악화 등으로 우리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더욱 힘든 처지에 빠질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건희 삼성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이구택 포스코 회장 등이 잇달아 한국경제 위기론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런 맥락에서 비롯된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따라서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 스스로가 철저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경쟁력 향상을 위해 총력체제로 매진하는 일이다.

상생(相生)의 노사문화 구축과 끊임없는 원가절감 노력으로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연구개발(R&D)투자 확대 등을 통해 기술적 측면에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노력도 결코 게을리해선 안될 것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이 상징하듯 전 세계적으로 개방과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더욱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