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7년간 전국의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의 공학·자연계열 입학생들이 3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업의 생산 현장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게 될 전문대학 공학계열 학과의 입학생 감소세가 두드러져 '엔지니어 공백현상'이 우려된다.

한국교육개발원 교육정책포럼은 최근 7년간의 교육통계연보 통계를 모아본 결과 이같은 결론이 나왔다고 15일 밝혔다.

국내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의 공학·자연계열 입학생의 수는 1999년 28만3367명에서 지난해 20만7612명으로 26.7% 가량 줄어들었다.

특히 전문대학의 공학계열 입학생 숫자가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전문대학 공학계열의 경우 1999년 12만466명에서 지난해 6만5067명으로 절반 선으로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입학생의 감소 비율은 △전문대학 자연계열 25.5%포인트 △4년제대학 공학계열 8.4%포인트 △4년제대학 자연계열 6.1%포인트 등이다.

공학·자연계열 입학생의 수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대학들이 인기가 없는 공대나 자연대의 정원을 대폭 줄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대학의 공학·자연계열 학과 중 상당수가 정원미달 상태라는 것도 입학생의 숫자가 줄어든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공학·자연계열 학생들의 감소세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 두드러진다.

전문대학의 경우 1999년 40.4%에 달하던 전체 입학생 중 공학계열 학생의 비율이 지난해 25.6%까지 떨어졌다.

4년제 대학도 같은 기간 입학생 비율이 27.2%에서 23.7%로 감소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은 통계와 함께 제시한 분석글을 통해 "지난해의 경우 일반대학 전체 신입생 수는 오히려 늘었지만 공학·자연계열의 입학생수는 큰 폭으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 과학기술인력 공급이 부족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효과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용근 고려대학교 생물학과 교수는 통계조사에 덧붙이는 기고글에서 "대학에 입학한 공학·자연계열 학생들도 마음이 '콩밭'에 가 있어 과학기술인력이 될 가능성이 적어보인다"며 "의·치의학 전문대학원이 생긴 첫 해인 3년 전 무렵에는 학부 학생들의 10% 내외가 전문대학원 준비를 했다고 봤는데 지금은 70~80% 이상의 학생들이 의·치학전문대학원 준비에 매달려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낮은 연봉과 불확실한 비전 등이 이공계 기피의 원인인 만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