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부임한 김홍일 3차장 검사(51·사시 24회)는 출입 기자들 사이에서는 단연 관심 1순위 인물이다.

굵직한 기업형 비리나 뇌물 수수사건 등 세간의 눈길을 끌만한 사건들이 모두 그의 지휘 아래 있기 때문이다.

특수조사부와 금융조세조사부,첨단범죄수사부 등도 모두 그의 관할이다.

그러나 기자들 사이에서 '자물통'으로 통한다.

수사하는 사건에 대해 일언반구가 없다.

질문을 하면 도리어 선문답이 돌아오기 일쑤다.

그의 과묵함은 인권수사를 강조하는 수사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평가다.

평소에도 말이 많은 편이 아니지만 특히 3차장을 맡으면서 수사 중인 사건의 피의자들을 최대한 고려해 가능한 언급 자체를 자제한다는 것.측근들은 과거 맡았던 굵직한 사건의 경우 형을 살고 나온 후에도 김 차장에게 전화를 걸어 인사를 하거나 개인적으로 자문을 구하는 유명 인사들이 더러 있다고 전한다.

동료들과 후배들 사이에서 김 차장의 별명은 '장군'.항일투사 중 이름이 같은 김홍일 장군에서 따온 것이다.

김 차장에게는 독특한 이력도 있다.

예산군 임성중학교를 졸업하고 예산고를 다니던 시절,은사가 운영하던 양계장에서 일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때 1차 오일쇼크가 터져 하루가 다르게 사료 값이 치솟으면서 양계장의 닭들을 상당수 죽여야 했다는 것.이때부터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저승사자'의 길로 들어섰다는 얘기다.

주변의 평가는 어떨까.

예산고 후배인 최완주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강력계를 오래 한 타고난 검사"라고 했고, 역시 고교 후배인 문흥수 법무법인 민우 변호사는 "사적인 자리에서는 인간미가 넘친다"고 말한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