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영업이익률 6%… 1년만에 정상궤도 진입

삼성전자가 어닝쇼크 수준의 1분기 경영실적을 내놓으면서 오는 19일 발표될 LG전자의 실적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G전자의 성적표를 통해 삼성전자의 부진이 삼성만의 문제인지 전자업계 전체의 위기인지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1분기 영업익 1500억 넘을듯
1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1분기에 본사 기준으로 1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연결기준으로는 이익 규모가 다소 떨어질 전망이다.

연결기준 매출이 9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지만 영업이익률은 0%대에 머물 전망이다.

1∼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물론 434억원의 영업적자(본사 기준)를 냈던 전 분기에 비하면 실적이 호전됐다.

하지만 LG전자는 매년 1분기에 상대적으로 좋은 실적을 내기 때문에 결코 긍정적인 신호는 아니다.

휴대폰이 적자를 냈던 지난해 1분기에도 190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었다.

LG전자의 1분기 실적을 끌어내린 건 PDP패널과 TV 완제품 등을 생산하는 DD(디지털 디스플레이) 사업본부.'휴대폰과 가전이 벌어놓은 돈을 디스플레이가 몽땅 까먹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LG전자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휴대폰 사업은 본사기준으로 6%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완전히 정상궤도에 진입했다.

영업이익 규모도 2005년 4분기 이후에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1분기 89억원의 적자를 냈던 것과는 정반대 상황이다.

샤인폰이 지난해 히트 상품인 초콜릿폰보다 더 많이 팔린 덕분.특히 유럽시장에서의 반응이 폭발적이어서 지난 2월 영국에 출시한 지 45일여 만에 25만대가 팔려나갔다.

내수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크게 개선됐다.

LG전자 관계자는 "2분기부터는 3GSM 세계회의에서 이통사업자 간의 3세대 공동구매 프로젝트에 선정된 'KU250'의 출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MC사업본부의 향후 실적 전망도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LG전자의 대표적인 '캐시카우(현금창출사업)'인 가전의 경우 본사기준 이익률은 10% 이상이지만 연결기준으로는 이익률이 반토막날 것으로 알려졌다.

내수시장에서는 에어컨과 냉장고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나 늘어나는 등 실적이 좋았지만 동과 스테인리스 등 원자재 가격이 올랐고 원·달러 환율도 작년 동기 대비 100원 정도 하락해 글로벌 이익률은 크게 낮아졌다.

하지만 가전의 경우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어 향후 전망은 어둡지 않다.

LG전자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디스플레이다.

40인치 이상 PDP패널의 평균 판매단가가 지난해 1년 동안 20% 가까이 하락했고 올 들어서도 15% 정도 더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LCD,PDP 등 평판TV의 가격도 업체 간 가격 경쟁으로 급락했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지난해 4분기에도 146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전체 영업적자(474억원)의 주요인으로 작용했었다.

올 1분기는 지난해 4분기보다도 상황이 더 안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휴대폰과 가전이 지난 분기보다 돈을 더 벌어준 덕분에 전체 영업적자는 면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성적표는 디스플레이 부문을 제외하면 나쁜 편은 아니다"라며 "올 1분기 실적을 통해 나타난 전자 업계의 위기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LCD와 LG전자의 PDP 같이 대규모 장치산업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반도체나 LCD와 달리 PDP패널은 향후 수년간 경기가 좋아지기 힘들 것으로 보여 LG전자는 PDP사업에 대해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최근 맥킨지로부터 PDP사업에 대한 컨설팅을 받았으며 19일 기업설명회(IR)에서 향후 계획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