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WALL STREET JOURNAL 본사 독점전재 ]

사하라 사막 남부 아프리카 지역이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한다면 기근이나 질병,분쟁 등 좋지 않은 뉴스와 관련된 내용이 대부분이다. 다이아몬드나 석유 문제로 인한 분쟁에서부터 지역 전체를 황폐화시키는 기근이나 질병에 이르기까지 아프리카의 비극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의 이러한 부정적 모습들은 사실상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아프리카 인구의 절반가량이 하루에 1달러가 채 안 되는 돈으로 살아가고 있다. 과거 25년간 5억여명의 사람들은 가난에서 탈출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굶어 죽는 사람은 더욱 늘어났다.

하지만 그 황폐했던 '검은 대륙'이 변하고 있다. 아프리카 전역에 걸쳐 평화가 정착되고 경제가 점점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갈등은 점점 줄어들고 소규모 비즈니스가 활성화되고 있는 모습을 우리는 볼 수 있다. 아무것도 없었던 그 곳에도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과거 10년 동안 아프리카 17개국의 경제는 연평균 4% 이상 성장했다. 13년 전 비극적인 학살로 나라 전체가 혼란을 겪었던 르완다의 경우 지난 10여년간 연평균 7% 성장했고,내전을 겪어왔던 모잠비크는 연평균 8%대의 높은 성장률을 달성했다. 두 나라는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를 늘렸고 누구나 사업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각종 규제도 줄였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을 생산 활동에 끌어들일 수 있었다. 경제 성장으로 더 많은 아이들은 학교에 갈 수 있었고 육아 수준도 대폭 개선됐다.

아프리카의 성장은 과거와 비교한다면 매우 놀랄 만한 변화다. 평화와 안정도 찾아왔다. 짐바브웨에서는 여전히 각종 분쟁이 지속되고 있지만 라이베리아 브룬디 시에라리온 콩고민주공화국 등은 점차 안정되고 있다.

아프리카 각국의 행정 서비스 수준도 크게 좋아졌다. 라이베리아 국민들은 1년여 전 그들의 손으로 투표를 했으며,그 결과 아프리카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 엘렌 존슨 서리프를 배출하기도 했다. 그들은 또 뇌물 제공자를 가려내고 부패한 지도자를 퇴출시키며 행정 개혁을 실시했다. 탄자니아 가나 모잠비크 등은 민간 경제 부문을 활성화는 데 성공해 경제 부활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그들은 특히 동남아시아 개발 도상국들을 본떠 각종 경제 개혁을 과감하게 실시했다.

지난해 세계은행은 아프리카 24개국의 대표단과 함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방문,과거 말레이시아의 개발 경험을 아프리카 지도자들이 익힐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국제개발협회(IDA)와 같은 기관에선 지난해 아프리카를 포함한 가난한 국가들을 위해 95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했다.

이들 국가는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경제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들은 지금 기회를 얻고 있는 동시에 투자자들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 지금 우리는 역동적이고 잠재력을 가진 아프리카를 다른 개발도상국들처럼 변모시킬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를 맞고 있다.

정리=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이 글은 폴 울포위츠 세계은행 총재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아무것도 없던 곳의 희망(Hope Where There Was None)'이란 제목으로 기고한 글을 정리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