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은 농산물 관련 쟁점이 많지 않아 1년 정도면 타결될 것으로 봅니다."

한.EU FTA 협상에서 한국 수석대표를 맡는 김한수 통상교섭본부 FTA 추진단장은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협정이 맺어지면 자동차 등 공산품 수출이 크게 늘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EU FTA 협상은 오는 5월7일 서울에서 시작된다. 김 단장은 지난 13일 신설된 FTA 추진단의 초대 단장(1급)으로 한.EU뿐 아니라 아세안(ASEAN) 캐나다 인도 등과의 FTA 협상과 한.중 FTA 정부 간 공동연구에서 수석대표를 맡고 있다.

김 단장은 "EU와의 쟁점은 법률 등 서비스와 투자,자동차 의약품 화장품 등의 시장접근 문제인데 미국과의 협상에서 상당부분 해결돼 크게 어려운 부분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캐나다 인도와의 협상도 예정대로 잘 되고 있다"며 "올해 말까지 타결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FTA와 인연이 남다르다. "1998년 통상교섭본부가 신설됐을 때 사무관 1명과 함께 처음으로 FTA 업무를 시작했죠." 행시 19회(1976년)로 통상산업부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그는 1998년 통상교섭본부 다자통상총괄팀장으로 옮긴 뒤 'FTA 기본추진계획'을 입안했다. '한국도 FTA가 필요하다. 칠레와 시작한 뒤 거대경제권으로 간다'는 것이었다. "복잡한 이해관계 탓에 자발적인 개혁이 힘든 상황이었죠. 그래서 내린 결론이 FTA를 통한 개방이었다"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단장은 칠레와 접촉해 협상을 시작했다. 2003년엔 당시 조정관이었던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의기투합해 FTA 드라이브를 본격화했다. "김 본부장은 공무원 출신이 아니어서 겁이 없고 추진력이 강했습니다. 제가 공무원으로서 실무를 뒷받침했죠"라고 그는 회상했다. 김 단장은 2004년 12월 초대 FTA 국장이 됐고 이후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아세안 멕시코 캐나다 인도와의 협상을 줄줄이 시작했다. 이 때문에 한.미 FTA엔 참여할 수 없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