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CJ 이어 GS리테일도 전문점 문열어
젊은층 '단맛' 에 푹...年30%씩 성장 매력



지난 2월 CJ그룹 계열의 CJ푸드빌이 서울 강남역 인근에 '도노 스튜디오'라는 도넛 전문점을 열었을 무렵,업계 안팎에선 갖가지 의문이 쏟아졌다.

"웰빙 시대에 웬 도넛?","던킨도너츠라는 거인이 버티고 있는데 대기업이라고 한들 잘 할 수 있을까?" 이런 참에 17일 유통 전문기업인 GS리테일마저 도넛 시장 '입성'을 발표했다.

일본의 더스킨사와 계약을 맺고 일본 도넛 시장 점유율 1위 브랜드인 '미스터 도넛' 1호점을 27일 서울 명동에 열기로 한 것.

왜 대기업들이 도넛 시장에 잇따라 뛰어드는 걸까.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먹을 게 많아 보여서"라고 입을 모은다.

박치호 GS리테일 도넛사업부 부장은 "국내 도넛 시장은 최근 3년 사이 매년 30%씩 성장하고 있다"며 "몇 년째 두 자릿수 성장을 하는 분야를 찾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짜고,맵고,단 음식을 멀리 하는 '웰빙' 시대지만 아직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케이크와 도넛,초콜릿 등 일부 기호식품은 여전히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박 부장은 "젊은이들 사이에선 커피를 마실 때 도넛이나 케이크를 먹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며 "스타벅스가 최근 빵 제품을 강화한다든지 던킨도너츠가 커피와 도넛을 묶어 마케팅을 하고 있는 건 이런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도넛시장의 '쾌속 질주'는 3월 말 현재 매장 수 435개로 도넛 시장의 90%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던킨도너츠(SPC그룹 운영)의 연간 매출(소매 매장 공급가격 기준) 추이가 잘 대변해 준다.

2003년 283개 매장에서 520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2004년 315개,620억원 △2005년 367개,790억원 △2006년 410개,1100억원(소매가로 환산하면 약 3000억원 수준)으로 매년 가파른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것.던킨도너츠 관계자는 "올해 매출 목표는 1480억원"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이 2004년 12월 미국의 크리스피크림 도너츠(KKD)를 국내에 들여왔음에도 불구하고 던킨도너츠의 시장이 줄어들기는커녕 매출이 더 늘어났다는 건 국내 도넛 시장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단적인 대목이다.

김무홍 KKD 사업본부장(상무)은 "17일 현재 22개(3개는 20평 이하 소형) 매장에서 약 300억원의 매출을 내고 있다"며 "KKD가 던킨도너츠 몫을 빼앗았다기보다는 전체 시장을 키운 것"이라고 말했다.

던킨도너츠가 오랫동안 시장을 사실상 독점,'브랜드 선택 기회 다양화'에 대한 도넛 마니아들의 욕구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후발 사업자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박 부장은 "매장에서 손으로 직접 만드는 도넛을 맛보면 던킨도너츠를 좋아하던 소비자들도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던킨도너츠만 유일하게 가맹점 사업을 하고 있지만 CJ,GS 등도 사업이 안정 궤도에 접어들면 가맹 사업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할 게 분명하다"며 "가맹점주들로선 그만큼 선택의 기회가 넓어지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CJ,GS 등 대기업들이 탐을 낼 만큼 도넛 시장의 전망이 장밋빛 일색인지에 관해선 회의적인 반응도 만만치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도넛시장이 웰빙 파고를 언제까지 견뎌낼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며 "최근 미국 등에서도 웰빙식품이 떠오르면서 햄버거에 이어 도넛시장도 정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