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의 선행지표 성격을 갖고 있는 원재료와 중간재 물가가 4년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1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가공단계별 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원재료 및 중간재 물가는 전달에 비해 2.1% 상승했다. 이는 2003년 2월의 2.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작년 3월과 비교해서도 3.7% 급등했다.

이처럼 원재료와 중간재 물가가 급등한 것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안정세를 보여 오던 국제 유가가 다시 배럴당 60달러(두바이유 기준)에 육박하고 구리 니켈 등 원자재 가격이 전달보다 4.5%나 뛰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간재도 금속1차 제품과 석유 및 화학 제품을 중심으로 2월보다 1.5% 올랐다.

서비스를 제외한 재화 부문의 종합적 인플레이션 측정 지표인 최종재 물가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전달(0.5% 상승)보다는 오름폭이 다소 둔화됐지만 두 달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원자재는 중국 등에서 구리와 니켈 등의 수요가 계속 늘어나는 반면 공급은 제한적이어서 당분간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국제 유가는 최근 들어 다시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 물가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