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벤처기업인 인트로메딕이 세계에서 가장 작은 '먹는 내시경'(캡슐 내시경)을 내달 초 외산의 절반 정도 가격으로 시장에 내놓는다. 1999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원천기술 개발에 나선 지 8년 만이며 세계 네 번째 상용화다. 이에 따라 현재(외국산 제품 130만~170만원)보다 상당폭 낮은 비용으로 캡슐 내시경 시술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심한보 인트로메딕 대표는 18일 "작년에 임상시험을 마친 캡슐 내시경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지난달 말 제조 및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제품 양산시스템 점검과정을 거쳐 내달 초부터 본격적인 시판에 들어갈 계획이다. 총 400억여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상품화한 이 제품은 마이크로 로봇 카메라란 뜻을 담은 '미로캠(MiRoCam)'으로 이름이 붙여졌다.

미로캠은 일반 알약 크기(11mmX24mm)로 세계 최소를 실현했다.

물과 함께 쉽게 삼킬 수 있어 식도 위장 소장 대장 등 소화기관을 따라 자연스럽게 움직이며 장기 구석구석을 촬영한다.

더욱이 기존 내시경으로는 검사가 힘든 소장의 상태까지 거부감 없이 생생하게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캡슐을 먹게 되면 11∼13시간 동안 몸 속에서 작동하며 10만화소의 사진을 초당 3장씩,총 5만∼8만장가량 찍어 허리에 차는 데이터 수신장치로 무선 전송하는 방식이다.

심 대표는 "시술 환자는 메모리장치인 수신기를 병원에 가져다 주고,담당 의사는 컴퓨터 단말기 USB포트에 수신기를 꽂아 촬영된 영상을 관찰,분석하는 방식으로 시술이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내시경을 삼킨 뒤 3~4시간 후에는 음식물도 섭취할 수 있다"며 "직장생활이나 운동 등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는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기븐이미징사의 필캠(PillCam)이 수입돼 시술되고 있으며 캡슐가격만 450달러 선이다. 전 세계적으로 캡슐 내시경은 일본 올림푸스사의 앤도캡슐과 중국의 오몸이 상품화된 상태다.

회사는 국내 판매와 함께 미국 유럽 등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전 세계 캡슐 내시경 시장은 현재 2000억원대로 평가되고 있으며 매년 40% 안팎의 고속 성장을 하고 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