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수는 갈수록 증가하지만 이들의 경제적 수준은 열악한 실정이다.

이들은 주로 임시·일용직 등 비정규직에 종사하거나 구멍가게 수준의 사업체를 운영한다.

장애인 가구당 월평균 소득(2005년)은 157만원으로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52%에 불과하다.

20일 '제27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한국경제신문은 18일 이현재 중소기업청장,김갑주 두메외식산업 대표,권명중 연세대 장애인창업보육센터장,고덕용 한국장애경제인협회 회장을 초청해 한국경제신문사 14층 회의실에서 좌담회를 가졌다.

▲고덕용 한국장애경제인협회장(사회)=사실 늘어나는 장애인 수와는 달리 이들의 경제활동 참여는 사회 편견으로 인해 열악하기 짝이 없다.

장애인 임금근로자의 58%가 주로 임시직이나 일용직 등 비정규직에 종사하고 있고 사업도 생계형 노점상이나 소규모 점포 등 구멍가게 수준에 불과하다.

장애인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38.2%로 비장애인의 61%와 비교하면 형편없이 낮다.

장애인 기업의 매출액은 연평균 1억6000만원 수준이고 상시종업원은 2.2명으로 취약한 경영구조다.

▲김갑주 두메외식산업 대표=시각 장애인으로 창업을 하려하자 주위에서 모두 말렸다.

창업한 뒤 유통업체에 김치를 납품하러 갔더니 "장애인이 만든 김치는 더러워서 못먹겠다"며 내쫓았다.

장애인이어서 불쌍해 도와준다며 '싸구려'만 주문한 기업들도 있었다.

어엿한 기업가인 데도 불구하고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편견을 갖고 바라봐 힘들었다.

▲이현재 중소기업청장=그동안 '수혜의 대상'이었던 장애인을 '경제 주체'로 인식하고 그에 걸맞은 정책을 펼쳐가고 있다.

장애인들이 창업해 독립할 수 있도록 올해 장애인 기업 지원예산 400억원 중 278억원을 창업자금으로 책정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또 9월 말까지 장애인기업 경영 실태를 조사해 장애인 기업에 대한 정책의 틀을 새롭게 할 방침이다.

▲고 회장=장애인들의 창업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산·학 협력이 활발해야 할 것으로 본다.

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권명중 연세대 장애인창업보육센터장=2005년 8월 개소한 연세대 보육센터에 입주한 장애인 기업이 8개 있다.

이 중 병원용 간병침대를 만드는 해피베드는 중동에 수출,연간 7억원대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업체처럼 입주기업 모두 창업초기 단계를 벗어나고 있다.

실제 장애인이 혼자서 기술을 개발하고 창업을 한다는 것은 너무 어렵다.

따라서 우리 대학에서 운영하는 장애인창업보육센터를 전국으로 확대,설립해 많은 장애인들이 창업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이 청장=장애인이라고 무턱대고 지원을 해서는 안된다.

살아있는 나무에 물을 줘야지 죽은 나무에 물을 줘서는 결코 안 된다.

장애인 지원도 마찬가지다.

성공 가능성이 높은 장애인만을 선별해 지원할 방침이다.

장애 정도에 맞는 사업 아이템을 골랐는지,기술력은 있는지,경험은 있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창업이 성공으로 이어지도록 지원하겠다.

▲김 대표=아직까지 국내에 장애인 기업 중 스타기업은 없다.

장애인이 기업인으로 성공하기엔 사회적 여건이 여전히 미흡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렇다고 위축될 필요는 없다.

장애인 기업가 모두 나도 스타기업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장애인이기 때문에 도움을 받겠다는 의타심은 버려야 한다.

경제 주체로서 당당히 기업인으로 성공하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중요하다.

▲이 청장=전국에 소매점 63만개,식당(자영업) 60만개로 각각 인구 80여명당 1개 꼴이다.

따라서 창업활동에 제약조건이 많은 장애인들은 미리 철저한 준비를 하지 않고 창업을 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다.

먼저 정부가 운영하는 각종 창업정보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 회장=장애경제인협회에서는 올 하반기 중 '장애인 창업 전문학교'를 설립해 캐릭터상품 개발이나 미니어처 제작 등 장애인들이 다소 쉽게 도전할 수 있는 기술을 교육할 계획이다.

또 현재 활약 중인 2만4000여개 장애인 기업의 경영 애로사항을 발굴해 정부에 건의하고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 해소를 위한 활동도 하겠다.

협회뿐만 아니라 앞으로 정부와 학교도 장애인의 취업이나 창업을 위한 활동을 다양하게 해야 한다.

▲권 교수=연세대 창업보육센터에는 휠체어 농구단에서 활동하던 장애인들이 창업해 휠체어를 만들고 있는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처럼 장애인들은 자신들이 도전할 수 있는 분야를 창업해야 한다.

정부의 창업 활성화 지원도 마찬가지다.

지체장애인은 이동성 등의 제한으로 인터넷 기반 사업이나 애니메이션 디자인 출판 등을 창업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김 대표=장애인도 스스로 신체적 차이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그 속에서 자신이 활 수 있는 경쟁력을 찾고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에 진출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고 대표=장시간 장애인들의 취업과 창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제언을 해준 데 대해 감사한다.

정리=이계주/사진=김정욱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