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샤바 무역관 김삼식 차장 【앵커】폴란드는 인구 3,800여만 명으로 자체시장이 큰데다 3년 전 EU에도 가입하여 유럽시장을 겨냥한 우리 기업의 전초기지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EU 가입을 계기로 수많은 폴란드 인력이 서유럽으로 빠져 나가면서 외국 기업들이 인력을 확보하는데 비상이 걸렸다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오늘은 KOTRA 바르샤바무역관 김삼식 차장과 연결해서 폴란드 노동시장 실태와 외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들어 보겠습니다. 【앵커】최근 폴란드 노동력 사정이 어떻습니까? 【무역관】 말씀하신 대로 2004년 5월 EU에 가입한 후 폴란드 인력들이 일자리를 찾아 서유럽으로 계속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만 3년이 되지 않은 동안 적게는 110만 명에서 많게는 200만 명이 서유럽으로 가서 일을 하고 있다고 하니 정말 엄청난 숫자입니다. 이렇게 일시에 많은 사람들이 노동시장에서 이탈하다 보니 폴란드에서는 임금이 오르고 숙련노동력이 부족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3년 전만 해도 실업률이 20%에 가까울 정도로 높아서 사람 구하기는 쉬운 편이었는데 이제는 상황이 크게 변해서 인력난을 걱정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앵커】인력이 단기간에 대거 이탈하면서 현지 경제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것 같은데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무역관】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영향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데요. 먼저 긍정적인 것을 보면, 무엇보다 고질적인 실업률이 낮아진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또, 임금이 올라가고 해외송금이 늘어나면서 소비욕구가 올라가고 이것이 경기를 진작하는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부정적 영향이라면 젊고 우수한 두뇌가 유출되고 인력 풀이 줄어들면서 중장기적으로 봐서 성장잠재력이 낮아질 것이란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또, 임금이 높아짐에 따라서 인플레 압박이 거세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노동시장에서 일대 변혁이 시작되었다는 시각도 있는데요, 과거 폴란드 노동시장이 고용주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근로자가 주도하는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이제 기업들은 직원을 뺏기지 않으려면, 직원을 배려하고 파트너로서 존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앵커】노동력 부족이 우려된다면 현지 정부에서도 대책 마련에 부산할 텐데 좋은 방안이 나왔는지요? 【무역관】정부 대책의 골자는 노동시장을 개방해서 외국 근로자를 많이 끌어 들이겠다는 것인데요. 지난 1월에 모든 EU 회원국 시민에 대해 시장을 개방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것은 EU 회원국이 아닌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러시아, 베트남 등지에서 노동력을 받기 위한 사전 요건으로 볼 수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노동부에서 외국 계절노동자에게 문호 개방을 검토 중이라는 내용이 보도되었고, 아시아계 근로자들을 수용할 방침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또, 현지 인력의 서유럽 이탈 억제를 위한 대책도 이야기되고 있는데 노동관련 준조세가 너무 높다는 여론에 대해 정부가 사회보장료를 낮출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앵커】노동력 부족 현상은 현지에 진출한 외국 투자업체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텐데요. 그리고 우리 기업으로서는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까요? 【무역관】임금 상승과 노동력 부족 조짐은 외국인 직접투자 지역으로서 폴란드의 매력도를 낮추고 있습니다. 그간 폴란드의 대표적인 강점은 ‘저렴하고 풍부한 노동력’이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지는 폴란드에서 좋은 직장으로 통했던 외국 투자기업들도 최근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LG전자, LG필립스LCD 등을 포함해서 한국 기업 수십 개사가 폴란드에 들어와 있는데 최근 우리 기업들도 인력 부족 현상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기업들은 진출 전략을 세울 때 폴란드가 낮은 노동비용 국가라는 고정관념을 탈피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즉, 단순히 저임 노동력을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신흥시장으로서 폴란드의 잠재력과 EU 시장 진출의 거점이라는 측면 등을 종합하여 전략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투자입지를 선정할 때 숙련노동력이나 기술자 확보 안정성도 여타 고려요소에 못지않게 비중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 기업 스스로도 직원은 인적자본이라는 시각을 가지고 경력개발, 교육훈련과 같은 충분한 자기계발 기회를 주어서 ‘일할 맛 나는 직장’을 만드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 전화번호 사무실 : (48 22) 520-6235(직통), 6230(대표) 핸드폰 : (48) 602-476-203 기진선기자 qmfforl@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