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업을 포기하고 1년간 '골파톤'(Golfathon:golf와 marathon의 합성어)을 시도해 383라운드를 소화한 골퍼가 있어 화제다.

영국 골프잡지 '골프월드'의 한국판인 '더 골프' 최신호에 따르면 영국에 사는 글렌 터너씨(48)는 365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영국 일대 383개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마쳐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다.

식당을 운영해 나름대로 경제적 여유를 갖춘 터너씨는 "골프는 지방마다 치는 맛이 다 다르다고 한다.

그래서 방방곡곡을 돌며 1년에 200개 정도의 코스를 돌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터너씨는 자신의 생각을 주변 사람들에게 얘기했고 '1년 안에 최다 골프코스 플레이 세계기록에 도전하라'는 아이디어와 함께 자선모금도 하라는 권유를 받았다.

터너씨는 기네스북 집계회사에 이메일을 보내 공식 기록으로 인정받기 위해 어떤 서류가 필요한지 문의했다.

기네스 측에서는 최소 6000야드인 18홀 코스(9홀 2회 반복은 불인정)에서 지정한 회원과 라운드한 뒤 스코어카드에 회원의 서명을 받아야 기록으로 인정된다고 알려왔다.

그는 2500개 골프장에 협조요청 이메일을 보냈으나 도움을 주겠다는 곳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BBC 웹사이트에 자신의 소개 기사가 나가면서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

잠은 캠핑용 차를 구입해 그곳에서 해결키로 했다.

2006년 4월1일 대장정에 들어갔다.

골프장 주차장에 주차한 캠핑용 카에서 새벽 5시에 일어나 샤워를 하고 클럽하우스에서 아침식사를 한 뒤 라운드를 나갔다.

터너씨는 시간이 있을 땐 2개 코스를 돌았지만 하루에 한 코스 플레이를 원칙으로 했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여자친구와 그의 열 살배기 딸을 볼 수 없었던 것.10개월이 지나 338번째 코스인 햄턴코스팰리스에서 한 번 만났을 뿐 한 번도 집에 간 적이 없었다.

그는 가장 좋아하는 코스로 아일랜드에 있는 '드루이즈 글렌코스'를 꼽았다.

터너씨는 1년간 든 비용을 약 8만파운드(1억4888만원)로 추산했다.

캠핑용 카 구입비와 연료비,식비에다 이 기간의 기회비용까지 고려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