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받는 질문 중에는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이 무엇이냐는 것이 많다.

와인은 여전히 마음 편히 마실 수 있는 음료는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와인을 마시기 위해서는 특별한 음식이 필요하고 이벤트도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지지 않은 것이다.

와인 한 잔 마시자고 분위기 조성을 위해 쏟는 정신적 물질적 노력은 와인 시장의 커다란 벽이다.

타개책은 뭘까.

아직까지 와인광고는 TV에서 접할 수 없었고 앞으로도 쉽게 보기는 힘들 것 같지만 와인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개인적으로 TV광고가 필요하다고 본다.

소주처럼 와인이 TV에 나온다면 한국 문화에 쉽게 동화될 것이고 지금보다 가깝게 일상 생활에 파고들 것이다.

현재 알코올 도수가 높은 위스키 같은 것은 TV광고가 금지돼 있지만 낮은 알코올 도수라면 밤시간대에 가능하다.

와인을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으려면 친숙화가 필수적이다.

와인을 특별한 날에만 분위기 잡으려고 마셔야 한다는 생각을 바꾸려면 생활 속에서 함께해야 하는데 TV광고가 제격이다.

불특정 다수가 즐겨보는 공중파TV 광고 속에서 와인이 발견되면 와인은 먼 나라 사치성 상품이라는 이미지를 벗을 수 있을 것이다.

와인의 저변 확대는 자연스럽게 합리적 가격 형성과 다양한 와인 공급으로 이어진다.

물론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알코올 음료 광고는 주류 소비 증가를 촉진해 국가적인 사회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여론이 있다.

와인 가격대가 아직까지는 여타 주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탓에 사치성 소비를 조장한다며 반대하는 사람도 있을 줄로 안다.

그러나 다소 우려되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 대중화의 장점이 더 크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도 충분히 와인을 음미할 수 있게 하려면 앞서 언급한 광고의 장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와인은 문화다.

와인은 음식이다.

알코올을 마시고 취하는 음료로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와인은 소셜 라이프 (Social life)의 일부분으로 생각하길 바란다.

필자가 추구하는 방향은 와인를 누구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서민적 이미지와 서민적 가격을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고려해야 할 시기라고 본다.

물론 명품 와인을 찾는 사람을 위해 별도의 시장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TV광고를 해서 와인이 지금보다 훨씬 대중화됐으면 좋겠다.

회식자리에서도 와인이 많이 오고가고 저녁 식사 반주에도 와인이 올라왔으면 좋겠다.

언제가는 분식점에서도 하우스 와인 한 잔쯤 마실 수 있길 기대해 본다.

<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소믈리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