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H그룹 임원으로 승진한 박동균씨(53·가명)는 모처럼 만에 스타가 된 보람을 느꼈다.

최근 회사가 임원에게만 제공한 부부 동반 특별검진을 받으러 신촌 세브란스병원을 찾았다가 아내가 초기 유방암으로 진단되었기 때문이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수술하기 어려울 뻔했다고 담당 의사는 밝혔다.

박씨가 이용한 검진 서비스는 이 병원 VIP병동에서 숙박하며 검사받는 '세브란스 VIP 건강진단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최첨단 의료기기를 총동원해 정밀검사를 실시할 뿐만 아니라 이 병원의 베테랑 교수가 지정 주치의를 맡아 검사 결과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와 상담을 해준다.

30여가지 검사가 진행되는 동안 고참 간호사가 환자를 수행해 각 검사의 목적과 절차 등을 자상하게 설명해준다.

이 프로그램의 두드러진 특징은 숙박검사다.

중년이 넘은 검진자들이 공복에 대장 또는 위내시경을 하고 전신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뇌 및 심장 자기공명영상(MRI) 및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하면 체력적으로 큰 부담이 돼 기진맥진하게 된다.

이 때문에 휴식을 겸하는 차원에서 숙박이 권유되고 있다.

이런 험난한 검사 관문을 통과하면 암과 뇌심혈관계 질환에 대해 한동안 안심해도 된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병원 20층에 호텔급 인테리어와 시설을 갖춘 VIP병동은 서울의 중심부는 물론 한강변이 펼쳐 보이는 멋진 전망을 자랑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정몽구 현대차 회장 등이 이용한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는 모두 160명이 검진을 받았다.

비용은 병실 평수(40평,20평)와 숙박기간(1박2일,2박3일)에 따라 부부 동반시 1000만∼1250만원이 든다.

이 프로그램의 주치의인 한대석 연세대 의대 신장내과 교수는 "검진 후 이상 소견이 있으면 즉시 해당 질환의 전문 교수진에게 진료를 의뢰하고 별도 VIP진료실에서 진료하므로 프라이버시가 철저히 보장된다"며 "이 때문에 기업 임원이나 문화계 저명인사가 주로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