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아앙-'

고막을 찢는 듯한 굉음과 함께 1만2000피트의 활주로를 내달리던 F35 전투기가 육중한 몸체에도 불구하고 가뿐하게 공중으로 치솟아 오른다.

전투기 중 가장 강력한 프랫&피트니의 F135 단발 엔진을 장착한 F35는 눈 깜짝할 사이 구름 속으로 모습을 감춘다.

뒤이어 5~6초 간격으로 F18과 F16이 F35와의 편대 비행을 위해 추격에 나선다.

지난 12일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있는 미 군수업체 록히드마틴의 전투기 생산공장.미 해군 합동 후방기지 건너편에 위치한 활주로에서 F35 첫 시험 제작기의 13번째 시험 비행이 있었다.

F35의 시험비행 모습이 국내 언론에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록히드마틴 관계자는 "이날 시험 비행에서는 3만피트 상공을 선회 비행하며 엔진 체크,추력 점검 등을 한 후 1만5000피트에서 F16 등과 편대 비행하고 1만피트에서 또다시 추력 점검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F16 등 기존 전투기와 달리 스텔스(stealth) 기능 등을 갖춰 '제5세대 전투기'로 불리는 F35는 다국적 전투기이다.

2001년부터 미국이 40조원 이상을 F35 개발 프로젝트인 JSF(Joint Strike Fighter)에 투자,최대 지분을 갖고 있다.

영국 캐나다 이탈리아 터키 호주 등 8개국도 공동 참여했다.

록히드마틴은 보잉과 경쟁해 미 정부로부터 JSF프로젝트를 따냈다.

F35의 강점은 역시 스텔스 기능.록히드마틴 관계자는 "F35는 적의 레이더에 거의 걸리지 않고 목표 지점까지 가 선제 공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생존성과 정밀 타격능력 등이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대당 4000만~4500만달러 수준(2002년 불변 가격 기준)으로 4세대 전투기인 F16과 비슷해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부품 등 유지 비용도 F16에 비해 20%가량 저렴하다는 것.

록히드마틴은 이 같은 강점을 내세워 한국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국 공군은 F15K급 20대를 추가 도입하는 사업이 끝나는 2012년 이후 노후 기종인 F4,F5를 대체하는 새 사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김은기 공군 참모총장도 2006년 참모차장 시절 국정 감사에서 F35 등의 도입 필요성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F35에 대해 일부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F35 개발에는 미국 등 9개국이 공동 참여하고 있어 그 외 국가에 대해선 기술 이전이 매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대당 4000만~4500만달러라는 판매 가격도 사업 초기 책정한 것으로 예상보다 실제 수요가 줄어들면 대당 가격은 훨씬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포트워스(미 텍사스)=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