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억만장자 투자자인 윌버 로스가 최근의 사모펀드 붐은 '거품'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로스가 자사와의 인터뷰에서 "사모펀드 붐은 버블일 수 있으며 향후 수년에 걸쳐 기업 도산이 크게 늘어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20일 보도했다.

그는 사상 최대를 기록 중인 사모펀드의 기업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막대한 부채를 지적하며 '큰 문제'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발표한 '세계 금융시장 안정성' 보고서에서 사모펀드에 의한 기업 인수가 세계경제의 불안 요인이 되고 있다고 한 주장과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다.

IMF 자료에 따르면 유럽 사모펀드의 기업 인수 과정에서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와 비교한 부채비율은 2002년 4배에서 작년 말 5.5배로 늘어났다.

미국도 2000년 3.5배에서 작년 말 5.1배로 급증했다.

로스는 "사모펀드의 신용을 판단하는 자료로 사모펀드의 수익률을 쓰고 있지만 이는 아주 위험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영국 런던의 대체투자시장(Alternative Investment Market,AIM)은 기업지배구조 관련 규제가 강하지 않아 투자자들에겐 위험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로스는 "AIM이 없어져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상장 기준이 까다롭지 않을 경우 적절치 못한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위험성이 있다는 뜻"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AIM은 중소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돕기 위해 1995년 런던증권거래소(LSE) 산하에 설립된 거래소다.

상장 요건을 상대적으로 완화해 런던이 뉴욕을 제치고 글로벌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주 무대로 부상하는 계기가 됐다.

실제로 작년 LSE와 AIM의 IPO 규모는 550억달러로 전년 대비 71% 증가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