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양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증권사들은 1분기 기업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보였지만 실제로 뚜껑을 열어본 결과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놨다.

'깜짝실적'을 발표한 기업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1분기 실적이 기대 이상인 만큼 당분간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조정국면을 저점 매수 기회로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삼성전자 제외하면 실적 괜찮아

20일 증권선물거래소 및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유가증권시장 51개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에 비해 0.7% 감소하는데 그쳤다.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영업이익 증가율은 13%로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었다.

역시 1분기 실적을 발표한 25개 코스닥 기업들의 경우 영업이익 증가율은 39.3%에 달해 실적개선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업종별로는 기계업종의 영업이익이 76.0%나 증가했다.

이어 화학 보험 철강·금속순이었다.

반면 전기전자업종의 영업이익은 삼성전자의 부진 등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9.1% 줄었다.

또 의료정밀도 영업이익이 23.7% 감소했다.

대신증권 천대중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은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따라서 외부적 요인인 중국 정부의 긴축조치에 대한 우려나 글로벌 유동성 위축 등은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깜짝 실적' 종목 속출

올해 1분기 실적이 증권사들의 전망치를 뛰어넘는 종목이 잇따르고 있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IT(정보기술) 관련주 가운데는 LG전자삼성테크윈이 사실상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내놨다.

LG전자는 휴대폰 사업부문이 예상보다 큰 성과를 올렸고,삼성테크윈은 정체된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렸다.

정유·화학업종의 실적도 예상치를 웃돌고 있다.

에쓰오일이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3959억원의 영업이익을 낸데 이어 LG화학도 1분기 중 정기보수 실시로 조업에 차질이 빚어졌는 데도 증권사들의 전망치를 20%가량 웃도는 126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증권사들은 올해 LG화학의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건설업체 중에는 최근 주가가 10만원대에 안착한 대림산업이 매출 9739억원,영업이익 605억원이라는 호실적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또 의류업체인 FnC코오롱신원도 각각 60억원,5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저평가 턴어라운드 종목의 위신을 세웠다.

웅진씽크빅LG생명과학도 추정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놨다.

이 밖에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KT&G와 동양기전 등도 예상 수준을 훨씬 웃도는 수준의 1분기 실적을 내놓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태완/김용준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