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에 '4·25 재·보선' 비상등이 켜졌다.

최대의 전략적 요충지로 삼아 전력 투구해 온 대전 서을 지역이 선거 종반전까지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3곳 중 대전 서을은 '의원 1석 확보'의 차원을 넘어서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한나라당은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역할을 해 온 충청권에서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판단아래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반면 열린우리당의 직·간접적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가 승리할 경우 지지부진한 범여권 통합은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한나라당 대 반한나라당'구도로 명운을 건 한판 승부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20일 현재 한나라당은 자기당 소속 이재선 후보가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에게 지지율 면에서 오차 범위를 벗어나 뒤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당 지도부뿐만 아니라 대선주자들까지 나서 유세전을 펼쳤는데도,지지율 격차를 좁히지 못하자 초비상 상태다.

패배할 경우 2005년 4·30 재보선 이후 계속돼온 재·보선 불패 신화가 깨지는 것은 물론 여론조사 1,2위를 달리고 있는 대선 주자들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와 대선주자들은 막판 뒤집기를 위해 이 지역에 '올인'유세를 한다는 계획이다.

강재섭 대표는 20일에 이어 22일 다시 들른다.

박근혜 전 대표는 22일부터 선거 바로 전날인 24일까지 3일간 '몰아치기 유세전'을 펼친다.

지난해 '대전은요?'에 이어 다시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최근 박 전 대표 진영에선 대전에 '올인'했다가 패배할 경우 부작용을 우려해 만류했지만 그는 "원칙대로 최선을 다한다"고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도 21일부터 1박2일간 이곳을 찾아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한나라당은 충청권 전체 국회의원 25석 중 3석을 확보하는 데 그칠 정도로 이 지역에서 뿌리가 약하다.

이번에 패배하면 '중원'을 기대하기 힘들면서 '대선 회의론'이 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정권 교체를 위한 전초전'이란 점을 부각시키며 부동층 흡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전 서을뿐만 아니라 '4·25 재·보선'이 치러지는 다른 지역에서도 한나라당 후보가 고전하는 곳이 적지 않아 긴장하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 지역인 경기 화성은 우세를 보이지만,서울 양천구청장과 경북 봉화 군수 선거에선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게 당 내부 분석이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