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부뇰,스위스 샤토데,프랑스 망통….

인구 수천명에 불과한 이들 도시는 특별한 관광자원도 없고,거액을 투자할 여력도 없는 소도시이지만 이름난 축제 하나만으로 매년 수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모은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22일 '세계 지방도시 축제의 10대 성공 포인트' 보고서를 통해 세계 10개국 지방도시가 운영하는 축제의 성공사례를 분석했다.

연구원이 제시한 첫 번째 성공 포인트는 관광객을 행사에 참여시키라는 것.매년 8월 말 4만여명의 관광객이 토마토와 함께 스트레스를 내던지도록 기획된 스페인 부뇰시의 '토마토 전쟁 축제'와 참가자들이 맥주캔으로 만든 배로 경주하는 호주 다윈스의 '비어캔 레가타 축제'가 대표적이다.

일본 자위대가 제작하는 초대형 눈(雪) 조형물로 유명한 '삿포로 눈꽃 축제'처럼 독특한 아이디어를 담은 축제도 성공으로 향하는 지름길이라고 연구원은 소개했다.

거대 자본에 맞서 독립영화의 자유정신을 고집하는 미국 파크시티의 '선댄스 영화제'와 빈민을 생각하는 영국 '글래스톤베리 록 페스티벌'은 '특별한 가치를 추구하는 축제는 마니아층을 낳는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사례라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스위스 샤토데 '열기구 축제'는 1999년 세계 최초로 시행된 '무착륙 열기구 세계 일주'의 본거지로 인정받으면서 성공한 케이스.세계적인 이벤트와 연계해 홍보효과를 극대화한 대표적 사례다.

프랑스 망통의 레몬 축제는 상업성을 억제함으로써 역설적으로 큰 수익을 안겨주는 행사로 자리잡았다.

이 지역 특산물인 레몬과 오렌지를 홍보하는 축제지만,행사장에선 공식적으로 레몬과 오렌지를 판매하지 않는다.

덕분에 망통 레몬축제는 깔끔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매년 입장 수익만으로 15억원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

덤으로 엄청난 홍보효과까지 얻고 있다.

연구원은 이 밖에 지방 축제 성공 포인트로 △규모가 크다고 성공한 축제는 아니다 △주변의 다른 축제와 연계하라 △매년 다른 컨셉트로 신선함을 유지하라 △축제의 소재를 도시의 대표 관광상품으로 만들라 △축제와 도시 정체성을 연계하라 등을 제시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