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 가격 및 7~9인승 차량에 대한 세금 인상 등의 여파로 부진에 빠졌던 레저용 차량(RV)의 판매가 되살아나고 있다.

하반기에는 각 업체들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어 RV시장이 침체에 빠진 자동차 내수시장의 회복세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SUV와 미니밴 등 RV 차종의 올 1분기 판매량은 6만769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3% 늘어났다.

이는 전체 내수판매 증가율 6.1%를 크게 앞지르는 것으로 중형차가 0.4%,대형차가 3.7% 증가하는 데 그친 것과 대조된다.

내수시장에서 RV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1분기 20.7%에서 올해 1분기에는 23.2%로 높아졌다.

업계는 GM대우의 윈스톰과 현대자동차의 베라크루즈 등 신차 효과가 RV시장의 회복을 이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윈스톰은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연말까지 1만5322대가 판매된 데 이어 올 들어서도 3월까지 7329대가 팔려 소형 SUV 중 판매량 1위를 달리고 있다.

1분기까지 3286대가 팔린 고급 SUV 베라크루즈도 당초 기대치에는 못 미치지만 고급 수요를 겨냥한 차종임을 감안하면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라인 조정작업으로 인해 연초 생산이 중단됐다가 지난달 초부터 생산이 재개된 기아자동차 쏘렌토도 3월 판매량이 전달에 비해 35.4% 늘어나면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경유값을 휘발유 대비 85%까지 올리는 에너지세제 개편과 7~9인승 차량에 대한 자동차세 절감 혜택 폐지 등 RV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던 각종 정책이 마무리돼 불확실성이 줄어든 것도 향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잇따른 신차 출시에 힘입어 RV시장의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지난 5일 서울모터쇼를 통해 뉴카이런을 선보였으며 하반기에는 기아자동차가 대형 SUV HM(프로젝트명)을,르노삼성이 크로스오버차량 QMX를 연이어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자동차 비수기인 연초부터 RV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2~3분기에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레저 수요가 증가하고 4분기에는 각 업체들이 신차를 내놓는 데 힘입어 RV시장의 성장세가 연중 지속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