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내 생산시대 개막…"그룹 숙원사업 이뤘다"

SK㈜가 중국 최대 국영 석유회사인 시노펙(SINOPEC)과 함께 초대형 석유화학 공장을 설립하기로 함에 따라 SK그룹의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은 '구호'에서 '현실'이 됐다.

SK그룹이 그토록 바랐던 '중국 내 생산 시대'가 열린 것이다.

SK그룹은 대중국 사업의 숙원(宿願)을 이뤘다는 분위기다.
SK, 中우한에 초대형 NCC 설립
◆중국에 유화 수직계열화 기반 구축

SK㈜의 우한NCC(나프타분해공장) 프로젝트는 중국 시장에서 석유화학산업의 수직 계열화 기반을 마련했다는 큰 의미를 갖는다.

2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SK㈜의 중국 NCC 규모는 50만평 부지에 연간 80만t 이상의 에틸렌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NCC는 나프타를 분해해 유화업체들에 기초 원료를 제공하는 설비로,중국 현지에 첫 번째로 들어서는 국내 업체의 정제시설이라는 점에서 파급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SK㈜ 관계자는 "NCC 본격 가동되면 당장 조단위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며 "나프타를 원료로 하는 석유화학 후속 공정의 중국 진출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노펙과의 합작 과정은 험난했다.

NCC를 외국 기업이 단독으로 설립할 수 없도록 한 중국 국내 법규 때문이다.

특히 시노펙은 NCC 설립과 관련,SK㈜와 대만 포모사플라스틱그룹을 놓고 막판까지 저울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는 최태원 SK㈜ 회장의 노력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그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부터 중국 정부 고위 인사들과 직접 회동을 이어가며 시노펙과의 합작을 이끌어냈다.

최 회장은 최근 방한한 원자바오 총리를 만난 데 이어,중국 현지에서 왕톈푸(王天普) 시노펙 총재와도 회동을 갖고 최종 투자계획에 대한 합의를 이뤄냈다.


◆중국에 '제2 SK' 건설 가속화

그동안 SK㈜의 중국 사업은 정유 및 석유화학 부문의 마케팅을 확대하는 정도에 그쳤다.

따라서 이번 대규모 유화공장 설립으로 중국을 '제2의 내수 시장'으로 삼겠다는 SK의 전략은 커다란 전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SK㈜는 이번 초대형 NCC 설립 추진에 앞서 중국사업 총괄을 위해 지주회사인 SK중국투자성공사를 설립하고 아스팔트 사업,자원개발 사업,석유유통 사업 등을 펼쳐왔다.

SK는 유화사업뿐 아니라 그룹 전 계열사 차원의 중국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SK그룹의 중국 법인은 23개 지역에서 총 53개에 달한다.

SK텔레콤은 최근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본사 방문을 계기로 중국 내 사업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도 올해 중국 사업을 총괄하는 현지 지주회사 가동을 준비 중이다.

이미 SK텔레콤은 3300만명의 중국 가입자를 확보한 차이나유니콤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중국 시장 공략의 발판을 마련한 상태다.

SK네트웍스는 중국 동북 3성을 중심으로 30여개의 SK주유소 개설을 추진 중이며,SK C&C는 중국에서 전자정부와 유비쿼터스 도시(u-시티) 사업을 주요 타깃으로 삼고 있다.

SK C&C는 최근 중국 베이징 현지법인인 'SK C&C 시스템즈'와 글로벌 센터를 열기도 했다.

SK 관계자는 "2010년에는 중국에서 매출 5조원(수출 포함)을 달성할 계획"이라며 "이 가운데 60%(3조원 규모)는 현지 법인을 통해 올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