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대 블록공중합체 자기조립연구단(단장 김진곤)은 2004년 한국과학재단의 창의연구진흥사업과제 중 하나로 출범했다.

2002년 세계 처음으로 '닫힌 루프형 상거동(특정온도에서만 나노구조를 갖는 현상)'이란 나노구조의 특이현상을 발견한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다.

이후 연구단은 나노 구조체의 형성원리 규명과 조립기법을 응용한 신소재 개발이라는 두 가지 큰 갈래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여러 연구과제 중에서도 대면적에서 결함 없이 정렬된 나노 패턴 구조체 제조방법과 압력 가소성(압력에 대한 반응성)을 갖는 블록공중합체(고분자 물질이 일정한 규칙으로 배열돼 구조체를 형성하는 것)제조방법과 이에 대한 물리·화학성질 규명 등이 주요 연구과제로 꼽힌다.

특히 블록 공중합체의 나노상 구조 제어에 필요한 '루프형 상거동'에 관한 메커니즘을 근본적으로 밝히는 일은 핵심 중의 핵심연구과제다.

이는 온도 압력 등 특정조건이 갖춰지면 고분자 물질이 알아서 나노구조를 형성하는 원리를 밝혀낼 경우 물질 표면을 복잡한 수단으로 미세하게 깎아내는 등의 기존 방식으로 나노구조를 만들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연구가 성공적으로 수행되면 바이러스를 걸러내는 의학용 나노 기공성 멤브레인 제조나 무반사코팅용 블록 공중합체 코팅기술 개발, 유기 태양전지, 고밀도 저장 장치에 사용하는 나노 템플레이트 등의 실용화 작업이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연구단은 보고 있다.

연구단은 그동안 8건의 독자기술을 개발, 4건을 국내 특허등록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대표적인 것이 '광대역 반사방지 필름의 제조방법 및 그로부터 제조된 반사방지 필름'기술과 '물을 포함하는 고부지 용액의 스핀코팅에 의한 가공성 고분지 필름제조방법' 등이다.

소속 연구원 2명이 연세대 공대 교수로 임용되는 경사를 맞기도 했다.

연구단은 앞으로 특정 바이러스를 완벽하게 분리하는 분리막 개발과 함께 일정한 속도로 약물을 전달해 주는 새로운 기능성 분리막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