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 타겟'은 특수부대 최고의 저격수 밥 리 스웨거(마크 월버그)가 대통령 암살을 둘러싼 이중 음모에 휘말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액션 스릴러다.

홀로 거대한 음모와 싸우면서 사악한 권력층의 비밀을 파헤친다는 내용이 그리 새롭지는 않다.

그러나 스티브 헌터의 베스트셀러 원작인 '포인트 오브 임팩트'(Point of impact)의 짜임새있는 사건 전개와 숨막히는 서스펜스 구조는 차별화된 생명력을 준다.

이라크 전쟁까지 거론하면서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집단 학살도 서슴지 않는 미국 정부를 간접적으로 풍자하는 내용도 가볍지 않다.

빙하의 최정상에서 촬영된 절정부의 대결 장면은 스펙터클한 볼거리까지 제공한다.

이 영화의 가장 큰 강점은 '총기 난사'와는 차원이 전혀 다른 실감나는 저격 액션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스웨거가 호흡을 가다듬고 방아쇠를 당기는 모습은 놀랄 만큼 정교하다.

섬짓한 총소리가 귓전을 생생하게 울리고,총탄의 질감이 피부에 그대로 느껴진다.

극장 안에 화약 냄새가 진동하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총탄에 맞는 모습도 끔찍할 정도로 사실적이다.

물론 헬리콥터에서 쏘는 기관총 사격도 '가뿐히' 피할 정도로 주인공의 운이 좋다는 것은 여느 할리우드 액션 영화와 다르지 않지만….

마크 월버그는 실감나는 저격수 연기를 위해 실제 1km 거리의 과녁을 명중시킬 정도로 군사 훈련을 받았다고 한다.

지난해 '디파티드'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됐던 연기력까지 함께 빛을 발한다.

음모를 꾸민 존슨 대령(대니 글로버)과 스웨거를 돕는 새내기 FBI요원 닉 멤피스(마이클 페냐) 등의 안정적인 연기도 볼만하다.

'트레이닝 데이' '리플레이스먼트 킬러' 등에서 보여준 안톤 후쿠아 감독의 액션 연출 역시 녹슬지 않았다.

그러나 끝맺음은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사회적 정의로는 단죄할 수 없는 '음모의 실체'들을 스웨거가 직접 처단하는 장면은 공포 영화를 방불케 할 정도로 끔찍하고 잔혹하다.

'살려달라'는 애원에도 한마디 대꾸없이 정의(?)의 총탄을 날리는 장면에서는 '미국식 정의 구현'의 실체를 엿보는 것 같아 섬뜩하기까지 하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나,아니면 악의 무리를 처단하기 위해서나 방법에서는 똑같이 '인정사정' 없다.

26일 개봉.18세 이상.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