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예상보다 강한 오름세를 보이면서 최근 4년간 23조원을 팔아치우며 시장을 떠났던 개인 투자자들이 돌아오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빚을 내 투자를 하거나, 아직도 '대박'의 허황된 꿈을 쫒는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

최근엔 신종 사기 수법까지 동원돼 '개미'들을 주식시장으로 끌어오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미수금과 신용융자를 합한 개인신용거래 잔액은 2월초 총 1조1000억원에서 지난 18일 현재 3조원까지 급증했다.

예탁금 회전율(개인거래대금/예탁금) 역시 66% 수준까지 높아졌다.

예탁금 회전율은 주로 시장의 과열이나 침체를 판단하는 지표로 많이 활용되는데, 비율이 높을수록 시장이 과열돼 있음을 의미한다.

대세 상승 후 종목 장세가 시작됐던 지난해 초의 경우 개인신용거래잔고는 3조5000억원, 예탁금 회전율은 74%에 달했었다.

이 증권사 안선영 연구원은 "개인 신용거래 잔액 증가와 함께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개인 거래대금 비중이 각각 55%와 90%에 달하고 있다"면서 "개인들의 직접 투자가 과열권에 진입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뚜렷한 종목 장세가 나타나고 있는데다, 일부 코스닥 종목들의 주가가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어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 역시 "시가총액 비중이 10%를 조금 넘는 코스닥 시장에서 신용거래 잔고 비중이 38% 수준까지 높아져 있다"면서 일부 개별 종목들의 경우 국지적 후폭풍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스닥 시장에 유입되고 있는 개인 자금은 그 동안 시장을 외면했던 투자자들이 돌아오고 있는 것이며, 상대적인 지수 부진 등을 감안할 때 시장 자체가 과열권에 접어든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투기성 등 코스닥 시장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 문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단기적으로 과열이라는데는 동의를 하지만 종목이 아닌 시장 전체의 추세는 살아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삼성증권 정영완 투자전략팀장은 개인 투자자들이 다단계 투자유치 같은 신종 사기에 낚이는 이유로 아직도 만연하고 있는 단기 '대박' 심리를 꼽았다.

그는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기간을 짧게 가져가면 리스크를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는 잘못된 선입견에 사로잡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준비가 부족한 연금 생활자나 퇴직자들도 이런 '단기 고수익'의 달콤한 유횩에 넘어가기 쉽다면서 평소에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투자 전략으로 이러한 유혹을 극복해 나갈 것을 조언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정의석 투자전략부장은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종목들의 경우 하락후 주가가 회복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에서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코스닥 시장에서도 실적 등이 뒷받침되는 종목들이 10~20% 정도는 존재한다"고 말했다.

'대박'에 대한 기대감 이면에는 하락에 따른 리스크 역시 존재한다는 점을 유념하고 주가 조정이 오더라도 손실을 입지 않을 '튼실한' 종목들을 가려내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그는 "기술적 부담 등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시장이 언젠가는 조정을 맞게 될 것"이라면서 "이 경우 빚을 내서 투자했거나 막연한 기대감만 믿고 들어간 사람들이 피해를 키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