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이란 세계화를 뜻하는 단어다.

세계화란 국제무역을 통해 상품 서비스 자본 기술 등의 이동이 늘어나면서 각국의 경제가 통합화되는 현상을 말한다.

하지만 이 용어가 등장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글로벌라이제이션은 지난 1983년 미국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의 데오도르 레빗 교수가 하버드비즈니스 리뷰 5월호에 기고한 '시장의 세계화(Globalization of Markets)'란 기고문을 통해 처음 선보였다.

레빗 교수는 이 글에서 "이제 다국적 기업(multinational) 기업시대는 가고, 규모의 경제(economics of scale)를 달성한 글로벌 기업들이 활약하는 세계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전 세계 시장에서 국경 개념이 사라지고 세계 최고 수준의 신기술을 개발한 기업에서 생산한 표준화된 제품이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의 세계화 개념은 2000년대 들어 '글로벌 스탠더드(global standard)'라는 이름으로 정착하게 됐다. 드디어 무역은 물론 각국 정부의 경제정책과 기업의 지배 구조에 이르기까지 글로벌스탠더드가 적용되기에 이르렀다.

이런 시대엔 세계적으로 으뜸가는 신기술로 상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내지 못하면 금방 시장을 잃어버리게 된다.

국내 전자산업을 예로 들어보자.전자산업은 환율 인하,고유가,원자재 가격 상승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난해 1000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이는 세계에서 으뜸이 돼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정신 아래 기업인과 연구자들이 끊임없는 기술혁신과 신기술 창조로 일궈낸 성과다.

덕분에 한국은 세계 4위의 전자 생산대국으로 올라섰다.

나아가 지능형로봇 유비쿼터스헬스(Ubiquitous Health) 등 신산업을 창출해내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전자업계는 앞으로 더욱 전진하지 않으면 후발국들의 추격에 주저앉을 수도 있다.

이미 컴퓨터 백색가전 등은 중국에 시장을 빼앗기기 시작했다.

비메모리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분야의 경우도 설계기술과 원천기술 부족으로 핵심부품 소재 제조장비의 국산화 비중이 매우 낮은 수준이다.

한국표준협회가 신기술으뜸상을 제정해 우수기업에 수상하는 이유는 이처럼 치열한 경쟁상황에 놓인 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으뜸이 되는 신기술을 끊임없이 개발해낼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협회는 2000년부터 신기술으뜸상을 제정,매년 세계적인 신기술을 개발해 각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는 기업들을 선정하고 있다.

신기술으뜸상은 독창적인 첨단기술로 개발된 신상품을 발굴하고 육성해 우리나라 기업의 신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제정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중소기업 가운데는 세계시장에서 으뜸을 차지하지 못한 업체들이 참으로 많다.

이런 여건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들이 끊임없는 기술혁신과 품질혁신으로 세계 최고의 상품을 개발,세계시장을 선점해 나아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국표준협회가 '신기술으뜸상'을 제정,국내 기업들의 신기술 개발의욕을 촉진시키는 이유는 바로 중소기업들까지도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한 것이다.

이번에 신기술으뜸상에 뽑힌 기업들의 제품은 기술력과 마케팅 능력 등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것들이다.

앞으로는 중소기업 가운데서도 더 많은 신기술 우수 제품들이 쏟아져 나와 한국 기업의 위상을 높여주는 계기가 돼야 한다.

따라서 협회는 이번에 선정된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는 데 온 힘을 쏟기로 했다.

한국 제품이 글로벌 표준 전쟁에서도 이길 수 있게 국제 표준화 활동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올해 신기술으뜸상 수상업체는 청호나이스를 비롯 웅진코웨이 피죤 에이스침대 STX조선 LS산전 경동나비엔 계양전기 동방엔지니어링 한국가스안전공사 등이다.

이치구 한국경제 중소기업연구소장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