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주요 반도체 업체들은 기존 200mm 웨이퍼 대신 300mm 웨이퍼 사용을 늘리고 보다 미세한 나노 공정을 도입하는 추세다.

동일 라인에서 생산성을 최대로 높이기 위해서다.

특히 나노 공정은 한 단계 앞선 공정을 도입할 때마다 기존 공정 대비 생산성이 50% 이상 높아진다는 점에서 업계마다 경쟁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D램 업체들이 2003년부터 매년 90나노→80나노→70나노→60나노 공정을 가동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90나노와 80나노 공정을 가동 중이던 하이닉스도 올해 60나노 공정을 도입한 상태다.

문제는 하이닉스가 2008년께 도입하려는 50나노 공정이다.

현재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D램 업체들이 가동 중인 60나노 공정에서는 회로 간 배선을 연결하는 데 알루미늄이 쓰이지만 50나노 이하 공정에서는 알루미늄을 사용할 수 없다.

알루미늄의 전도성이 낮아 반도체가 작동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는 알루미늄보다 전도성이 뛰어난 구리를 사용하는 공정을 늘리는 추세다.

인텔과 IBM 등 비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2000년부터 전도성이 높은 구리를 이용해 90나노급 비메모리 반도체 공정을 구축했으며 향후 도입 예정인 50나노 공정에도 구리를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D램 업체 중에는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2005년 90나노 공정에 구리를 처음 사용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동부일렉트로닉스가 상수원보호 관련 법령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경기도 기흥과 충북 음성에 구리공정 라인을 세워 이미 가동 중에 있다.

동부일렉트로닉스의 경우 2003년 충북 음성 상우공장에서 130나노급 파운드리 라인에 구리 공정을 처음 도입했으며 삼성전자도 올초부터 경기도 기흥에서 시스템LSI(비메모리)를 90나노 구리 공정으로 양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8년 이후 양산 예정인 50나노 D램 공정에도 구리를 사용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