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에 따른 개인의 직접투자가 급증하면서 투기 성향의 개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미수금과 신용거래 잔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는 외상으로 주식을 사는 개인이 급증하고 있다는 얘기로,일각에선 증시가 서서히 과열 단계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단기간에 미수금이나 신용거래 잔액이 급증한 종목이나 개인 위주로 순매수가 집중되면서 주가가 많이 올랐던 종목의 경우 수급 측면에서 부담이 커진 만큼 투자에 신중을 기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코스닥 개인 직접투자 과열 신호

외상으로 주식을 사는 미수금 잔액은 지난 3월 한 달간 주춤하다가 4월 들어 급격한 증가 추세다. 연초 7727억원이던 미수금 잔액은 지난 19일 현재 1조원을 넘어섰다. 신용거래 잔액의 증가세는 더욱 빠르다.

오는 5월부터 미수금 폐지를 앞둔 데 따른 것이다. 연초 5000억원 선에 머물던 신용거래 잔액은 이달 들어 19일 현재 4배 이상 급증,2조원을 돌파했다. 이로써 미수금과 신용거래를 합한 개인들의 주식 빚은 사상 처음으로 3조원대를 넘어섰다. 보통 시장의 과열 지표로 활용되는 예탁금 회전율(개인 거래대금을 예탁금으로 나눈 수치)도 66%까지 상승,과거 고점에 육박한 상태다.

안선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특히 코스닥 시장의 경우 개인 거래대금 비중이 전체의 90%에 달할 정도로 개인들의 직접투자가 과열권에 진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학균 한국증권 연구원도 "전체 증시 시가총액 중 비중이 10% 정도에 불과한 코스닥 시장이 신용거래 잔액에서는 비중이 전체의 38% 선까지 높아져 있다"며 "일부 개별 종목의 경우 국지적 후폭풍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외상거래 많은 종목 '경고등'

전문가들은 외상거래가 단기간에 급증한 종목 가운데 주가가 많이 오른 경우 반대 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를 당부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에서 신용거래 잔액이 급증한 종목으로는 한네트 스포츠서울21 국보디자인 금화피에스시 엔토리노 세이텍 TPC 세종로봇 동원개발 원일특강 넥스트인 쌍용정보통신 이노메탈 현대디지탈텍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종목은 주가도 대부분 큰 폭 상승했다.

안 연구원은 "그동안 개인의 순매수가 집중되면서 주가 상승률이 높았던 종목은 수급 측면에서 불리한 흐름이 전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휴온스 대원강업 아비스타 케너텍 화인텍 등을 해당 종목으로 꼽았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