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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7631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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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인슈타인은 1921년 에디슨이 대학무용론(大學無用論)을 주장하자 이렇게 반박했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배우기 위해서라면 굳이 대학에 갈 이유가 없다.

    그건 책으로도 충분하다.

    대학의 진정한 가치는 단순한 사실의 습득이 아니라 책에서 배우기 힘든 뭔가를 상상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데 있다."

    뒤집으면 지식의 획득은 책만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얘기가 된다.

    책은 온갖 걸 가르쳐준다.

    에라스무스의 '우신예찬(愚神禮讚)'은 광기와 어리석음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이성(理性)의 힘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지,빌 게이츠의 '생각의 속도'는 컴퓨터와 인터넷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보여준다.

    책은 또 직접 만날 수 없는 인물의 삶을 들여다보게 해준다.

    '아인슈타인의 유쾌한 편지함'에 따르면 아인슈타인은 떨어져 사는 아들에게 이렇게 일렀다.

    "피아노는 좋아하는 곡으로 연습하렴.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모를 만큼 즐겁게 하는 일에서 가장 얻는 게 많단다.

    테트와 고리 던기지를 자주 하렴.민첩성을 기르는 데 그만이다."

    다나카 고이치 작 '일의 즐거움'을 보면 학사 출신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그가 실은 대학 1학년 때 자신이 큰집의 양자라는 데 충격 받아 낙제했었다는 사실과 엄청난 끈기의 소유자이며 일찍이 영어로 논문을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책은 이렇게 많은 걸 드러내고 생각하는 힘과 실천 용기를 북돋워준다.

    대학입시에 논술시험이 포함되면서 초등학생까지 한 달에 수십만원짜리 과외를 받는다고 난리인데 지난해 가구당 월간 책 구입비는 달랑 7631원(신문 잡지 악보까지 합쳐야 겨우 1만288원)이라고 한다.

    책 한권 값이 안되는 건 물론 담뱃값(2만1945원)의 35%,화장품값(1만8431원)의 41%다.

    논술고사를 도입한 건 단답형 문제풀이보다 논리적 사고능력 배양에 힘쓰라는 뜻일 것이다.

    짧은 시간에 내용을 파악하고 주제에 걸맞은 주장을 펴려면 평소 폭넓은 독서와 그에 따른 이해력 향상이 필수다.

    글쓰기 요령을 가르친답시고 돈을 잔뜩 들일 게 아니라 한달에 책 한권이라도 사서 제대로 읽게 할 일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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