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되면 되레 줄어…2~3주때가 최고

묵은 김치가 웰빙식품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유산균수가 보통 김치보다 5배 이상 많고 항암효과도 크다는 판매업체의 주장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는 그렇지 않다는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묵은 김치는 통상 6개월~3년 숙성한 것으로 동굴, 저온냉장고, 땅속 등에 0∼3도의 저온상태에 보관한 것을 말한다.

염도는 3~4%로 싱겁게 담는 요즘의 보통김치 2.5~3%보다 높다.

박건영 부산대 식품영양학과 교수(김치연구소장)은 "묵은 김치는 유산균수가 ㎖당 1천만개로 보통 김치의 1억∼10억개보다 적다"며 "오래 숙성될수록 유산균이 나이를 먹을 뿐만 아니라 높은 산도와 저온보관환경에 지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묵은 지의 젖산 산도는 0.8∼2%(최고 3%)로서 보통 김치의 0.6∼0.8%보다 2∼3배 신맛을 낸다.

김치는 일반적으로 배추를 3%의 염도로 담가 5도에서 2∼3주 숙성하면 pH4.2∼4.4, 산도0.6∼0.8%로 변하는데 이 때를 가장 맛이 좋고 건강상의 기능성이 뛰어난 '적숙기'라 한다.

박 교수는 "여러 차례 실험결과 적숙기 김치가 묵은 김치보다 맛도 좋고 항암효과나 돌연변이억제 효과 등에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묵은 지는 홍어회와 곁들이거나 부침개나 찌개를 만들때 사용하면 깊은 맛을 내는 장점이 있고 오래됐다고 해서 몸에 해로울 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된장의 경우 김치와 달리 오래 숙성시킬수록 항암효과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김치는 채소와 유산균이 지속적인 상호작용을 하는 반면 된장은 상호작용이 그리 활발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