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주들은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찾지 못하고 있지만 LCD주에 대한 긍정 시각은 한층 강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D램 가격은 여전히 뒷걸음질치고 있는 반면 LCD 패널 가격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4월 하반기 IT 패널 가격은 지난 3월 하반기 대비 2~5% 가량 올랐고, 4월 상반기 대비로도 1~3% 가량 상승했다.

재고 소진과 수요 증가, 공급의 제한적 증가 효과가 동시에 맞물리면서 패널 가격이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으로 오름세를 보인 것이다.

CJ투자증권에 따르면 시장내 LCD 수급이 상당히 타이트함에도 불구하고 LCD 업체들이 고객들의 반발을 사지 않는 수준에서 점진적인 가격 상승 및 안정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감안할 때 LCD 업황 및 가격 회복은 앞으도록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IT 패널에 이어 TV 패널도 오는 5~6월에는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는 LCD 산업에 긍정적인 서프라이즈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격이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향후 LCD 업체들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대해봄직하다는 설명이다.

LG필립스LCD의 경우 이미 지난 1분기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하거나 더 나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증권은 LG필립스LCD와 테크노세미켐, 한솔LCD를 최선호 종목으로 추천했다.

반면 반도체 업황 전망은 여전히 우울하다.

특히 하이닉스가 2분기엔 적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4월 하반기 D램 가격은 상반기보다 14.8% 더 떨어졌다. PC 제조업체들이 재고 보유 수준을 대폭 줄이면서 가격은 예상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5월 상반기가 계절적 성수기의 초입이라는 점에서 낙폭이 축소되며 업황 저점을 이룰 것이란 시각도 존재하지만, 주요 업체들의 출하 증가율 둔화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돼 낙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이닉스는 제품가 하락에 비용 증가까지 겹치면서 2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JP모건증권은 지난 18일 하이닉스의 올해와 내년 이익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씨티그룹도 이날 하이닉스가 2분기 150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1조2800억원으로 31% 내려잡았다.

한편 이같은 상반된 전망은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LG필립스LCD는 지난 2월을 바닥으로 꾸준한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박스권에 갖혀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얼마간 반짝 상승하는 듯 했던 하이닉스 역시 다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4일 오후 1시17분 현재 LG필립스LCD는 2% 가량 오르며 대형 기술주중 유일하게 강세를 시현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2% 하락 중이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