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산물 매장을 리뉴얼하면서 용도가 비슷한 제품을 같은 공간에 판매하는 '연관 진열' 방식을 도입한 것.
수만 가지 상품을 취급하는 대형 마트의 매장 구성에 연관 진열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생선과 와인,양은냄비와 라면,자동차용품 코너에 졸음방지 껌 등 얼핏 보면 전혀 다른 성격의 상품을 한곳에서 팔아 매출을 극대화시키는 진열 판매 방식이 새로운 마케팅 전략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들 연관 진열 상품의 공통점은 쇼핑객들이 어느 한 가지를 사면 다른 것도 연계 구매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마트는 수산물 코너의 실험에 앞서 작년에 문을 연 신규 점포의 청과 매장에는 과일과 관련 주스 상품을 함께 진열해 선보이고 있다.
먹음직스러운 사과 옆에는 사과주스,싱싱한 포도 옆에는 포도주스를 함께 놓는 식이다.
박수범 이마트 홍보실 대형마트 담당 과장은 "연관 진열 판매대 매출이 작게는 10%에서 많게는 100%까지 신장하고 있다"며 "계절이나 시즌별로 별도 코너를 만들어 연관 진열을 전개하면 효과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작년 겨울에 고구마와 함께 고구마를 구워 먹을 수 있는 '군고구마 냄비'를 진열,매출이 두 배 늘어나는 재미를 봤다.
여름에는 생수 진열 매대에 생수통을 꼽는 '소형 가습기'를 진열,이 제품 매출이 전년 대비 50% 늘어났다고 밝혔다.
베이커리 코너에 우유와 잼,맥주 옆에 땅콩,샐러드 옆에 드레싱,냉동 돈가스 옆에 소스 등 구매자들의 식생활 트렌드와 기호 변화에 따른 연관 진열을 늘리면서 해당 상품들의 매출이 올 1분기 중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15% 늘었다는 것.
이마트 수산물 코너의 안혜선 바이어는 "연관 진열의 효과를 인식하면서 협력업체들이 이익을 줄이더라도 연관 진열대에 자사 제품을 먼저 올려달라고 주문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롯데마트도 작년 9월부터 서울역점,월드점 등 8개점의 케이크 매장에 와인을 시범적으로 연관 진열하고 있다.
작년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7개월간 매출을 집계한 결과,직전 연도 같은 기간보다 케이크 매출은 26%,와인 매출은 45% 각각 늘어났다고 밝혔다.
마종수 롯데마트 주류담당 MD(상품기획자)는 "별도의 와인 매장이 있지만 케이크 구매 고객이 와인도 함께 구매한다는 간단한 아이디어를 활용해 효과를 본 경우"라며 "'와인+케이크' 연관 진열을 25개점으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역시 지난해 연관 진열을 도입한 정육 코너의 경우도 '불고기 양념' 매출이 단순히 양념만 진열해놓은 일반 매장보다 전년 대비 80% 이상 늘어났다.
류강석 고려대 경영학과(마케팅) 교수는 "미국 대형 마트의 경우 맥주와 분유를 함께 팔고 있는데 이는 분유를 사러 오는 남자들이 맥주도 함께 산다는 통계 결과를 매장 구성에 응용한 것"이라며 "주 고객층의 소비패턴,고객 연령대,관심사 및 가족관계 등을 분석해 매장 진열에 응용하는 사례가 갈수록 구체화돼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