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저가 화장품 '미샤'로 유명한 에이블씨엔씨에 투자한 외국계 펀드를 대상으로 '5% 룰' 위반 여부 조사에 나섰다. 5% 룰은 특정 기관이나 개인이 상장사 지분 5% 이상을 취득할 경우 5일 이내 신고토록 하는 규정이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국계 펀드인 피콧캐피탈은 전날 에이블씨엔씨 지분 6.77%를 신규 취득했다고 신고했다. 하지만 신고서의 세부 변동 내역을 보면 이 펀드는 이미 2006년 5월18일부터 에이블씨엔씨 주식의 장내 취득을 시작했으며,다음날인 5월19일 이미 5%를 넘어서 보고 의무가 발생했다.

당시 피콧캐피탈 산하의 헬스케어이머징마켓펀드가 12만2700주,셀렉트펀드가 10만1223를 각각 매입해 이를 합산하면 지분율이 5.33%에 달한다.

피콧캐피탈은 그러나 당시 5% 이상 신규 취득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채 에이블씨엔씨 주식을 장내에서 꾸준히 추가 취득해오다 1년 가까이 지난 이달 23일에서야 금감원에 신고했다. 금감원 공시감독국 관계자는 "지분 변동 내역에 따르면 5% 룰을 어긴 것이 맞으며 지연 신고를 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추가로 조사해 5% 룰 위반으로 결론이 나면 적절한 재제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에이블씨엔씨는 피콧캐피탈을 비롯한 외국계 펀드가 잇따라 주주로 등장하면서 이틀째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피콧캐피탈은 평균 취득 단가 대비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는 상태인 데다 나머지 두 곳인 오펜하이머와 템플턴도 손절매성 매물을 줄곧 내놓고 있어 추격 매수하기에는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