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원자력발전소 관련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한국전력기술(KOPEC),한전KPS 등을 이끌고 세계 원전 업계 최대 격전지인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원걸 한국전력 사장은 지난 23일 중국 상하이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는 한국수력원자력 혼자 기술적인 측면에만 초점을 맞춰 중국 시장에 접근해 성과가 미미했다"며 "앞으로는 행정,마케팅,기술자문,설계,기자재 공급 등을 아우르는 총체적 접근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제까지 '각개전투'를 벌여 왔다면 앞으로는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것.이에 따라 한전은 행정 부문을 맡아 계약의 주체가 되고 한국수력원자력은 기술자문,한국전력기술은 설계,한전KPS는 유지·보수 및 기자재 공급을 각각 맡는다.

이 사장은 "중국은 극심한 전력 부족 사태를 타개하기 위해 2020년까지 총 31기의 원전을 건설할 계획"이라며 "인지도가 높은 한전 브랜드를 내세워 총력전을 펼친다면 세계 원전 업계의 각축장인 중국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천기술에서 선진국에 뒤지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 사장은 "부족한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의 운용 능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전 분야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경우 시장 침체로 숙련된 기술 인력이 대거 빠져 나간 상태"라며 "우리나라처럼 경험 많은 기술 인력을 보유한 나라는 드물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웨스팅하우스도 중국에 진출하려면 한전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라며 "공동으로 진출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원걸 사장은 "중국 원전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베이징 사무소를 강화하는 등 조직 개편도 추진 중"이라며 "중국 시장을 바탕으로 원전 분야에서 세계 6위인 한국의 위상을 미국 프랑스에 이어 3위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24일 상하이에서 열린 제2차 한·중 원전기술 포럼에 참석한 이 사장은 무척열병합발전소 등 중국 내 사업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상하이=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