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는 '불'입니다.

뜨거운 불에 잘 달궈야 명검이 나오는 것처럼 금융사는 리스크를 잘 다뤄야 일류가 될 수 있습니다."

진수형 한화증권 대표(52·사진)가 독특한 '리스크론'을 펼쳤다.

진 대표는 24일 "자본시장통합법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내 증권사들은 여전히 손쉬운 돈벌이에 안주하는 경향이 있다"며 "적극적으로 리스크를 떠안고 그 속에서 수익의 기회를 창출하려는 인식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초고온에서 철이나 흙을 달구는 절차를 빠뜨리면 최상급 칼과 도자기는 탄생하지 않는다"며 "리스크를 피하기보다 잘 다룰 수 있도록 실력을 배양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진 대표는 "외국 유수의 투자은행들은 국내 대형증권사보다 자기자본은 30배가량 많지만 자산 규모는 60~100배 정도 크다"며 "위탁매매 수입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탈피하기 위해서도 PI(자기자본투자) 등을 통한 위험자산 투자가 확대돼야 한다"고 밝혔다.

물론 위험자산을 떠안기 전에 선진금융기법을 활용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실제로 진 대표가 1년여 전 부임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리스크관리본부를 신설한 것이었다.

변호사도 새로 채용해 내부규제와 위험관리 수준을 대폭 향상시켰다.

그는 또 증권사들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설정하고 있는 영업용 순자본비율에 대한 규제도 대폭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골드만삭스 등 세계 일류 금융사들도 한국에서 영업한다면 영업용순자본비율 미달로 시정조치를 받게 될 것입니다.

기준을 크게 낮춰야 자본시장의 역동성을 살릴 수 있습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