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정부와 대치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가 정치권에 금품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정치권은 "불법 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며 반발하고 나서 진실규명 여부에 따라 큰 파장이 예상된다.

23일 일부 언론에 제보된 녹취록에 따르면 의사협회 장동익 회장은 지난달 31일 강원 춘천에서 열린 협회 대의원대회에 참석해 "국회의원 3명에게 200만원씩 매달 600만원을 쓰고 있다.

열린우리당 1명,한나라당 의원 2명에게 쓰고 있다"고 밝혔다.

장 회장은 또 "A의원이 연말정산 대체법안을 만들기로 했는데 그 사람이 맨입으로 하는가.

연말정산 때문에 A의원에게 1000만원을 현찰로 줬다"고도 했다.

이에 1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거론된 A의원 측은 24일 "장 회장으로부터 1000만원을 받은 적이 없다.

의사협회뿐 아니라 한의사협회와 치과의사협회 등에서 개별적으로 후원했다"고 설명했다

사건의 파장이 확산되자 복지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이미 사퇴의사를 표명한 장 회장을 출석시켜 이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열린우리당 강기정 의원은 "장 회장이 의원들에게 똥칠을 했다"며 "국회사정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이 왜 그런 말을 했나"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도 "복지위 의원들이 돈 받고 법안을 통과시켜 주는 사람들인 것처럼 도매급으로 매도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박재완 의원은 "나에게도 금품을 전달하려고 했으나 단호히 거절했다"고 공개했다.

이에 대해 장 회장은 "내부모임에서 한 말로 사실과 달리 과장됐다.

법통과 무산을 대가로 돈을 전달한 일이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장 회장은 "의원들에게 200만원씩 썼다는 것은 식사비 등 기타 경비를 의미한다.

A의원에게 줬다는 1000만원도 회원들이 개별적으로 걷은 정치후원금이 전달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