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김종갑 사장 "허용여부 빨리 결정 내려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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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투자 시기를 늦출 수는 없다.
이천공장 증설 불허 결정이 내려진 마당에 구리공정 전환은 하이닉스가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다."
하이닉스의 이천공장 구리공정 전환 요구가 환경부의 반대에 부딪쳐 난항이 예고되는 가운데 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이 말문을 열었다.
김 사장은 24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정부가 이천공장 증설을 불허한 상황에서 기존 라인을 50나노급 제품 생산이 가능한 구리 공정으로 바꾸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하루라도 빨리 결정을 내려주기를 기대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김 사장은 "이번 하이닉스의 구리공정 전환은 증설 불허에 따라 정부에 대안을 제시한 것"이라며 "(구리공정 전환 허용 여부에 따라) 수조원의 투자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만큼 연말까지는 이천공장 문제에 대한 결론이 내려져야 할 것"이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김 사장은 하지만 "이천의 구리공정 전환이 허용되지 않더라도 중국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구리공정 전환이 최선'
올초 정부가 이천공장 증설을 불허하면서 김 사장이 내놓은 대안은 '이천에 구리를 사용하지 않는 라인만 증설케 해 달라는 것'이었다.
반도체 생산공정 가운데 이천에는 구리를 사용하지 않는 전(前) 공정을 짓고 환경 관련 법령의 규제를 받지 않는 다른 지역에 구리를 쓰는 후(後) 공정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계획은 한 개의 반도체 라인을 두 개 공정으로 나눠야 하는 만큼 효율성이 떨어진다.
이에 따라 김 사장이 내놓은 두 번째 대안이 이천공장의 구리공정 전환이다.
김 사장은 이에 대해 "하이닉스 입장에서 여전히 가장 좋은 투자 전략은 이천공장에 구리 공정을 사용하는 2개의 300mm 라인을 증설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올초 정부가 불허 결정을 내림에 따라 기존 생산 라인만이라도 구리 공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이어 "정부와 시민단체 등에서 구리 사용에 따른 수질 오염을 우려하는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하지만 이는 업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시스템을 갖추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빨리 결정해야 투자적기 안 놓쳐'
김 사장은 이천증설 허용 여부와는 별도로 정부의 신속한 결정을 촉구했다.
그는 "반도체 업종의 특성상 라인 한 개를 짓는 데 최소 1년3개월 이상이 걸리고 투자계획 수립 기간까지 합하면 최소한 2년 전에 투자 계획을 짜야 한다"며 "이천공장 라인전환 요구에 대해 정부가 늦어도 올 연말까지는 결정을 내려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26일 착공하는 청주 신규 공장을 예로 들었다.
김 사장은 "올초 정부가 이천 증설을 불허하자 뒤늦게 기존 청주공장 인근 부지를 확보했다"며 "당초 계획보다 4개월가량 투자 시기를 놓쳤고 부지도 시가보다 비싸게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구리공정 전환에 대한 결정이 자칫 내년 이후로 연기될 경우 부지 확보와 투자계획 수립에 막대한 차질을 빚게 된다는 설명이다.
◆'50나노 도입 않으면 시장에서 도태된다'
김 사장은 구리 공정의 도입 필요성에 대해서도 '시장의 대세'라고 설명했다.
"경쟁 상대들이 50나노 도입을 속속 추진하는 상황에서 하이닉스만 구리 공정을 이용한 50나노 공정을 도입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김정수 하이닉스 IR담당 상무는 "하이닉스가 지금은 삼성전자와 함께 D램 공정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갖고 있지만 50나노 공정에 착수하지 않을 경우 내년 이후 경쟁력을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종의 특성상 나노 공정에서 한 세대 뒤처지면 생산성에 30%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김 상무는 "미국 최대의 D램 제조업체인 마이크론이 지난해 이후 수익성이 급락하고 있는 이유도 경쟁사들이 70나노,60나노로 공정을 업그레이드하는 상황에서 마이크론만 90나노에 매달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이천공장 증설 불허 결정이 내려진 마당에 구리공정 전환은 하이닉스가 내놓을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다."
하이닉스의 이천공장 구리공정 전환 요구가 환경부의 반대에 부딪쳐 난항이 예고되는 가운데 김종갑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이 말문을 열었다.
김 사장은 24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정부가 이천공장 증설을 불허한 상황에서 기존 라인을 50나노급 제품 생산이 가능한 구리 공정으로 바꾸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가 하루라도 빨리 결정을 내려주기를 기대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김 사장은 "이번 하이닉스의 구리공정 전환은 증설 불허에 따라 정부에 대안을 제시한 것"이라며 "(구리공정 전환 허용 여부에 따라) 수조원의 투자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만큼 연말까지는 이천공장 문제에 대한 결론이 내려져야 할 것"이라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김 사장은 하지만 "이천의 구리공정 전환이 허용되지 않더라도 중국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구리공정 전환이 최선'
올초 정부가 이천공장 증설을 불허하면서 김 사장이 내놓은 대안은 '이천에 구리를 사용하지 않는 라인만 증설케 해 달라는 것'이었다.
반도체 생산공정 가운데 이천에는 구리를 사용하지 않는 전(前) 공정을 짓고 환경 관련 법령의 규제를 받지 않는 다른 지역에 구리를 쓰는 후(後) 공정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계획은 한 개의 반도체 라인을 두 개 공정으로 나눠야 하는 만큼 효율성이 떨어진다.
이에 따라 김 사장이 내놓은 두 번째 대안이 이천공장의 구리공정 전환이다.
김 사장은 이에 대해 "하이닉스 입장에서 여전히 가장 좋은 투자 전략은 이천공장에 구리 공정을 사용하는 2개의 300mm 라인을 증설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올초 정부가 불허 결정을 내림에 따라 기존 생산 라인만이라도 구리 공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이어 "정부와 시민단체 등에서 구리 사용에 따른 수질 오염을 우려하는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하지만 이는 업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시스템을 갖추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빨리 결정해야 투자적기 안 놓쳐'
김 사장은 이천증설 허용 여부와는 별도로 정부의 신속한 결정을 촉구했다.
그는 "반도체 업종의 특성상 라인 한 개를 짓는 데 최소 1년3개월 이상이 걸리고 투자계획 수립 기간까지 합하면 최소한 2년 전에 투자 계획을 짜야 한다"며 "이천공장 라인전환 요구에 대해 정부가 늦어도 올 연말까지는 결정을 내려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26일 착공하는 청주 신규 공장을 예로 들었다.
김 사장은 "올초 정부가 이천 증설을 불허하자 뒤늦게 기존 청주공장 인근 부지를 확보했다"며 "당초 계획보다 4개월가량 투자 시기를 놓쳤고 부지도 시가보다 비싸게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구리공정 전환에 대한 결정이 자칫 내년 이후로 연기될 경우 부지 확보와 투자계획 수립에 막대한 차질을 빚게 된다는 설명이다.
◆'50나노 도입 않으면 시장에서 도태된다'
김 사장은 구리 공정의 도입 필요성에 대해서도 '시장의 대세'라고 설명했다.
"경쟁 상대들이 50나노 도입을 속속 추진하는 상황에서 하이닉스만 구리 공정을 이용한 50나노 공정을 도입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김정수 하이닉스 IR담당 상무는 "하이닉스가 지금은 삼성전자와 함께 D램 공정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갖고 있지만 50나노 공정에 착수하지 않을 경우 내년 이후 경쟁력을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업종의 특성상 나노 공정에서 한 세대 뒤처지면 생산성에 30%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김 상무는 "미국 최대의 D램 제조업체인 마이크론이 지난해 이후 수익성이 급락하고 있는 이유도 경쟁사들이 70나노,60나노로 공정을 업그레이드하는 상황에서 마이크론만 90나노에 매달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