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공대생도 경영마인드 없이 살아남기 힘듭니다.자신이 개발한 기술력을 판매할 마케팅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연세대 공학기술경영교육연구센터(EERC·센터장 임춘성 교수)가 24일 국내 과학기술경영 교육의 현황을 점검하고 바람직한 모습을 모색하기 위해 개최한 '2007 공학기술경영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지식경제시대에 이공계와 경제·경영을 복합한 '융합형' 인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지식산업사회가 요구하는 공학기술경영 교육과 인재'라는 주제의 패널 토의에 참석한 박태진 과학기술연구원(KIST) 산학협력단 단장은 "최근 미국 최고경영자(CEO)들에겐 이공계 '백그라운드'가 필수로 작용하고 있다"며 "공학적 마인드와 경영 마인드를 모두 갖춘 디지털시대 CEO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패널 참가자인 이춘근 LG경제연구원 상무는 "이공계 출신들이 우선 보완해야할 점은 시장의 큰 그림을 그리는 전략적 사고를 배양하는 것"이라며 "시장과 고객에 대한 관심을 갖고 시장에서 팔리는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경영전략''마케팅''재무·회계''인사·조직'등 경영관련 과목을 재학 시절에 들어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채용을 담당하는 백영춘 현대백화점 인사기획팀장도 "연구개발(R&D)에서 뛰어난 성과를 낸다 해도 인간의 심리를 꿰뚫는 리더십이 없으면 CEO로 자질이 부족하다"며 "과감하게 자기 얘기를 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익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포럼에 참석한 각 분야 전문가들은 탄탄한 이공계 전공 지식을 우선적으로 갖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춘근 상무는 "이공계 출신에게 1차적으로 중요한 것은 이공학적 전문지식과 기술"이라며 "특히 이공계 출신들은 순수 기초 과학 분야 실력을 집중 강화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산업계가 요구하는 공학기술 경영인재상'이라는 주제발표를 한 안승준 삼성전자 상무도 "인도 공과대학인 IIT 전자공학과 졸업생의 경우 총 200학점의 전공 과목을 이수하는 반면 국내 공대 졸업생의 전공 비율은 48%에 불과해 전공 기초가 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학에서 제대로 전공수업이 이뤄지지 않다보니 이 같은 괴리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들이 신입사원 재교육에 엄청난 규모의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조연설을 한 박영일 과학기술부 차관은 "지금까지 EERC를 통해 800여명에 가까운 이공계 학생들이 공학기술경영 지식을 습득했다"며 "2010년까지 모두 12개의 이공계 융합형 교육연구센터를 지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희준 연세대 교수(정보산업공학과)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는 김문겸 연세대 공과대학장,박영일 과학기술부 차관,홍창선 국회의원,후미오 코다마 일본 시바우라 공학경영대학 교수 등이 참석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