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저는 대전 유성구 노은동에서 '요거 프레소'란 브랜드로 아이스크림 가맹점을 하는 이윤정(33)이라고 합니다. 매장은 노은택지지구 열매마을 8단지를 마주보고 있는 주상복합상가 1층에 있습니다. 19평짜리 매장을 마련하는 데 보증금 1억원,인테리어비 6600만원,시설비 3400만원 등 총 2억원이 들어갔습니다. 월세는 200만원이에요.

작년 10월에 문을 열어 아이스크림점으로선 비수기에만 장사를 해왔어요. 개점 시기를 잘못 택한 셈이지요. 그래서인지 한 달 매출이 500만원에 그치는 실정이네요. 여기서 재료비 100만원,월세 200만원,인건비 120만원,관리비 50만원을 제하면 거의 남는 게 없답니다. 오전 11시에서 오후 11시까지 12시간 문을 열지만 피크 시간은 오후 1~2시와 8~9시 두 시간 정도랍니다. 주력 상품인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은 3000~5000원 받고요,커피음료는 2300~2500원이에요. 객단가를 따져보니 2500원 정도 나오네요.

지금까지 비수기를 잘 견뎌왔지만 본격적인 성수기에는 어떨지 걱정이에요. 인근에 지어진 대전 지하철 노은역이 이달에 개통됐는데 어떤 영향을 줄지도 궁금합니다. 사실 주변에 학교는 많아요. 노은초교,노은중,지족중을 비롯 학교와 아파트로 둘러싸여 있어 언뜻 보면 아이스크림 장사가 잘 될 수밖에 없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실제 매출은 왜 저조한지 모르겠네요. 방법이 없을까요.

< 컨설팅에 참여한 전문가 >

●서민교 맥세스FC실행컨설팅 대표
●최재철 인크레비즈 대표
●이현승 한국실행창업센터 대표
●서준 상가뉴스레이다 상권분석팀장
●기영환 중기청 자영업지원팀장
●강창동 한경 유통전문기자

■ 상권과 입지는

이 가게가 위치한 상업지역 주변 반경 600m 이내에 약 4000가구의 아파트가 있고 거주 연령대로는 30대가 약 2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노은지구는 대전에서도 고급 아파트와 고급 주택이 많은 신흥 중산층 상권으로 불립니다.

특히 전문직 종사자(25%)가 서비스 및 판매직(16%)보다 많고 노은초·중학교,지족초·중·고교 등 학교가 밀집해 신흥 학군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교통,편의시설,교육,환경 등 모든 여건이 고루 갖춰져 있는 곳입니다.

가게가 있는 열매마을 8단지 맞은편과 농협하나로마트에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메인 상권에는 공실이 거의 없는 가운데 1층은 근린업종을 비롯해 의류점과 음식점까지 다양하게 들어서 있습니다.

가게가 있는 노은 1지구는 상업용지 비율이 높지 않은 편입니다.

대신 상가의 평당 분양가가 높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 가게가 위치한 주상복합건물을 비롯한 인근 상가의 평당 분양가(1층 기준)는 2100만~2600만원 선입니다.

점포 시세는 1층 15평 기준으로 보증금 1억원에 임대료 200만원 이상입니다.

아직 완숙기에 접어들지 않은 신흥 지방상권의 임대료로는 만만치 않은 수준입니다.

업종 자체에도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이 점포에서 판매하는 주 메뉴는 요구르트 아이스크림과 커피음료입니다.

하지만 같은 상가건물 내에 '파리바게뜨 카페'와 '다빈치 커피'가 입점해 있어 커피 매출을 올리기 힘든 것은 물론 이 매장을 주부나 학생들이 만남의 장소나 휴식공간으로 즐겨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평일 유동인구도 많지 않습니다.

학교나 버스정류장이 근처에 없기 때문입니다.

■ 이 가게의 문제점은 무엇입니까.

미성숙 상권에 비수기 문열어 실패 자초

문) 이 가게의 문제점은 무엇입니까.

답) 우선 업종 선정에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은 유행 업종으로 오랫동안 꾸준히 인기를 끌 만한 아이템으로 보기 힘듭니다.

점주가 이 업종을 선택한 동기도 "인터넷의 정보를 보고 유망할 것 같아서"라고 답했는데,쉽게 얻은 정보는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입지 선택도 오류가 발견됩니다.

노은동은 대전의 신흥 상권이나 아직 성숙된 상권이 아니므로 입지 선정 시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게 입지는 아파트에서 횡단보도를 건너오는 전면 상가에 위치하고 있지만 고객의 주 동선에서 20여m 벗어난 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모든 고객이 주 동선을 따라 상권 중심부로 흘러들어가 버리고 이 가게로는 고객이 접근하지 않는 겁니다.

상가 뒤편 100m 떨어진 지점에 노은역이 있지만 출구가 가게가 위치한 상가와 반대 방향으로 나 있어 지하철이 개통돼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요거프레소 본사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지만 이런 입지 판단을 할 수 있는 매출 예측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에 주먹구구식으로 가게 입지를 잡아준 것입니다.

점주 말에 따르면 요거프레소 대전지사가 가게 자리를 잡아주었다고 하는데 개점 후 슈퍼바이저가 한번도 찾아온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브랜드와 함께 경영 노하우를 전달해주어야 하는데 요거프레소 본사는 이런 책무를 소홀히 한 것입니다.

창업자가 프랜차이즈 본사를 선택할 때는 기존의 가맹점주나 전문가를 찾아 본사가 제대로 된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 몇 번이고 확인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를 가볍게 생각하고 계약부터 하고 나면 그 결과가 어떨지는 불을 보듯 뻔합니다.

■ 개선 방안은

업종 전환땐 경쟁 덜한 호프집 무난

문) 개선 방안은 없을까요.

답) 현재 업종을 계속한다는 전제 아래 매출을 끌어올리려면 몇 가지를 개선해야 합니다.

우선 주력 메뉴인 요구르트 아이스크림을 시식해본 결과 우유 냄새가 많이 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이것부터 시정해야 할 것입니다.

매장 설계 잘못으로 피크타임 때 고객이 앉을 자리가 부족합니다.

19평 매장에 4인 기준 6개 테이블이면 자리가 너무 적은 것입니다.

따라서 소품으로 둔 화장대와 케이크 쇼케이스를 정리하면 4인 기준 테이블을 3~4개 추가로 갖다놓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피크타임 때 고객을 한명이라도 더 잡아야 합니다.

가격 정책도 수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테리어 수준은 고급인데 1500~2000원짜리 커피와 음료는 걸맞지 않습니다.

가격은 그 가게 이미지를 좌우할 수 있습니다.

본격적인 성수기가 왔으므로 판촉 행사를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5000원 이상 드시면 황사용 마스크를 드려요'와 같은 재미있는 행사를 많이 개발,고객이 스스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재미거리를 주지 않는 가게는 썰렁하게 마련입니다.

본사에 기대하지 말고 자체 역량으로 5월 가정의 달에 팥빙수나 과일 후로즌 등의 신상품을 개발하기 바랍니다.

5월 특수기에는 상품 개발,판촉,홍보활동 등 모든 힘을 집중해 주민들에게 확실한 가게 이미지를 심어야 안정적인 여름 장사를 기약할 수 있습니다.

만약 업종을 전환할 경우에는 호프집이 적절하다는 생각입니다.

상권 내에 맥주를 판매하는 주점이 없어 경쟁이 덜 치열하고 성수기를 맞은 업종이란 점에서 그렇습니다.

가게 구조가 직사각형이어서 점포 후방에 주방을 설치하고 매장 카운터가 있는 자리에 테이블을 놓는다면 지금의 인테리어를 크게 바꾸지 않아도 호프집으로 변신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테이크아웃점을 병행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아이스크림과 함께 주변 아파트 단지의 싱글족을 위한 컵국수,컵냉면,컵자장면,컵비빔밥 등을 복합 판매하는 가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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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청 · 한경 공동 자영업 컨설팅

중소기업청과 한국경제신문이 자영업자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자영업 무료 컨설팅' 사업을 공동 추진합니다.

고민 내용을 알려주시면 창업컨설턴트,변호사,회계사,상권분석가 등 각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컨설팅 봉사단 자문위원들이 매장을 실사한 뒤 문제점을 진단,해결책을 제시합니다.

상담 접수는 한경 창업센터(www.hankyung.com/changup, 02-514-4855)로 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