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궐 선거가 실시된 25일 각 당은 밤늦게까지 개표 상황을 지켜보며 그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각 당 지도부는 결과별 시나리오에 따른 정국 대응전략도 숙의하는 모습이었다.

한나라당이 이날 국회에서 개최한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는 상당히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대전 서을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고전을 겪은 때문이기도 하지만 돈 공천,의사협회 로비 의혹 등 악재가 겹친 탓이다.

이날 회의는 선거 후속 대책을 집중 점검한 뒤 자성의 목소리를 내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돈 공천 및 후보 매수,선거법 위반 과태료 대납 의혹 사건 등이 선거 결과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의식해서다.

의원총회에선 여러 의혹에 대해 강력한 검찰수사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강재섭 대표는 "국민의 심판을 겸허하게 받겠다"며 "그 결과에 따른 민심을 앞으로 당 운영에 반영해 새 출발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또 "대표뿐 아니라 모든 당원이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도 "대선을 앞두고 국민들이 한나라당에 주는 마지막 경고다.

절대 간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경기 화성 국회의원 보선에만 후보를 낸 열린우리당은 자기당의 승패보다는 '비한나라당' 연합세력의 선전에 주목해 달라는 분위기였다.

특히 한나라당을 겨냥,"돈 선거를 심판해 달라"며 표심을 자극했다.

정세균 의장은 "대통합에 함께 할 세력들이 선전하고 있다.

대통합이 이뤄지는 데 국민이 힘을 보태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남 무안·신안 국회의원 보선에 후보를 출마시킨 민주당은 일치감치 승리를 낙관하며 범여권 정계개편 시나리오를 짜는 데 열중했다.

국민중심당은 대전 서을에서 승리를 확신하면서도 한나라당이 이 곳에 당력을 총동원했던 만큼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홍영식/노경목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