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의 세계화를 위해선 정부가 이를 정책 과제로 설정해 적극 지원해야 하며,금융회사들도 외국 은행을 인수·합병(M&A)하는 등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꾀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또 외환보유액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한국형 '테마섹'을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동창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금융연구원 주최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진출전략' 심포지엄에서 '한국형 금융세계화 전략과 모델'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국내 금융회사도 무궁무진한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선 정부의 정책적인 주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연구위원은 구체적으로 "올해 2%와 4억달러인 해외이익 비율과 총액을 10년 뒤 각각 30%와 100억달러로 늘리겠다는 국가정책 목표를 세운 뒤 정부,연구기관,교육기관이 금융세계화를 뒷받침하는 공적차원의 '3각 지원시스템'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박 연구위원은 "정부는 '금융세계화 추진 전략위원회'를 구성해 정책지원을,'금융중심지 지원센터'를 발족시켜 실무지원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연기금 등 대규모 기관자금을 보다 적극적으로 운용하고 운용대상을 다각화해야 한다"며 "한국투자공사(KIC)의 투자 대상을 확대하고 한국형 '테마섹'을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2004년 잉여재원 가운데 60%인 2970억달러를 테마섹에 배분해 운용하고 있으며 테마섹은 설립 이후 연평균 18%의 수익률을 내면서 주주인 싱가포르 정부에 매년 7% 이상 현금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박 연구위원은 이 같은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 외에 금융회사들의 적극적인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점과 현지법인만으로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국내 은행들도 해외은행 M&A에 나설 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1단계로 중국 진출 등을 통해 아시아의 지역 맹주가 돼야 한다"며 "특히 중국은 외국계 은행 현지법인에 대한 대출 제한 조치가 있기 때문에 M&A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발표자로 나선 오성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현재 자산운용 및 투자금융 상품 개발 측면에선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수요를 충족시킬 만한 능력을 가진 국내 금융회사들이 거의 없다"며 "국민연금 해외투자와 관련된 비즈니스 기회를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 국내 금융회사들의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 본부장은 "국내 금융회사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해외 정보를 공유하는 등 국내 운용사의 해외사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며 "국내 금융회사의 발전 추이에 따라 원칙을 지키는 범위 내에서 국내 금융회사의 역할이 커질 수 있는 방향으로 내부 규정 등을 지속적으로 보완·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