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重 자사주 맞교환] 든든한 우군 확보로 적대적 M&A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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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한 우군 확보로 적대적 M&A 차단
포스코가 국내에서는 유례가 없는 '자사주 맞교환'이라는 비상 카드를 빼든 것은 단순한 사업적 제휴를 넘어 현대중공업을 확고한 백기사로 삼기 위한 전략에 따른 것이다.
현행법상 의결권이 없어 인수·합병(M&A) 방어책으로 실효성이 떨어지는 자사주를 처음으로 우호세력에 넘겨 의결권을 살림으로써 유사시에 대비하겠다는 포석이다.
포스코는 현재 11%(현대중공업에 넘기는 1%를 제외하면 10%)의 대규모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 터여서 향후 현대중공업 이외에 다른 대기업과도 유사한 제휴를 맺을지 주목된다. ◆국내 첫 '록-인'방식 도입
현대중공업과 포스코의 자사주 맞교환은 '록-인(Lock-In)' 방식으로 이뤄지며,국내에서는 처음 성사되는 딜(deal)이다.
록-인은 일본 조선업체와 철강업체가 주로 활용하는 제휴 수단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종 업체인 수요처와 공급처가 서로 자물쇠처럼 연결고리를 채워 사업적 교류뿐만 아니라 적대적 M&A와 같은 만일의 상황에서 믿고 기댈 수 있는 언덕(윈-윈 효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종업체인 신일본제철과 포스코가 국경을 넘어 상호 지분을 보유한 채 전략적 제휴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비슷한 전략이다.
◆금융권 백기사는 불안
포스코는 최근 적대적 M&A 위협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국내 기관투자가들을 찾아다니면서 포스코 주식을 매입해 우호세력이 돼달라고 요청하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다.
포스코의 요청에 우리은행은 앞으로 포스코 주식 0.5%를 매입키로 했다.
하지만 기관투자가들은 언제든지 포스코 주식을 팔고 떠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어 불안하다.
지난해 금융기관 중 처음으로 포스코 주식 1%를 샀던 농협이 좋은 사례다.
농협은 포스코 주가가 올라 차익을 실현할 기회가 오자 매입한 1% 중 20만주(0.25%)를 팔았다.
이번에 포스코의 재요청으로 다시 20만주를 사서 지분 1%를 맞추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맥락에서 현대중공업과 포스코 간 자사주 맞교환은 큰 의미를 갖는다.
기관투자가들보다 중장기적으로 더욱 든든한 우호세력을 확보한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경계대상
일부 전문가들은 미탈이 지난해 아르셀로를 인수(333억달러)하면서 실탄을 대부분 소진했다는 이유로 포스코를 M&A할 여력이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르셀로-미탈도 대외적으로는 포스코에 대한 M&A 의사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는 '뒤통수론'을 강조하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아르셀로-미탈만 예의주시 대상이 아니라는 생각에서다.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와 같은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따라서 포스코는 이들 IB들의 동태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IB들은 남아도는 투자자금을 굴리기 위해 혈안이다.
IB들이 아르셀로-미탈에 포스코 인수를 부추길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포스코의 판단이다.
IB들이 아르셀로-미탈에 인수자금을 빌려줄 수도 있어서다.
IB들은 글로벌 철강업체 중 알짜배기인 포스코를 인수하면 투자한 자본을 빠른 기간 내 손쉽게 회수할 수 있다는 점을 겨냥하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철강업체 가운데 현금 창출력(한해 7조원 정도 추정)이 뛰어난 데다 기술력이 우수하고,친환경적인 포스코만큼 입맛을 돋우는 M&A 대상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송대섭/이상열 기자 dssong@hankyung.com
현행법상 의결권이 없어 인수·합병(M&A) 방어책으로 실효성이 떨어지는 자사주를 처음으로 우호세력에 넘겨 의결권을 살림으로써 유사시에 대비하겠다는 포석이다.
포스코는 현재 11%(현대중공업에 넘기는 1%를 제외하면 10%)의 대규모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 터여서 향후 현대중공업 이외에 다른 대기업과도 유사한 제휴를 맺을지 주목된다. ◆국내 첫 '록-인'방식 도입
현대중공업과 포스코의 자사주 맞교환은 '록-인(Lock-In)' 방식으로 이뤄지며,국내에서는 처음 성사되는 딜(deal)이다.
록-인은 일본 조선업체와 철강업체가 주로 활용하는 제휴 수단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종 업체인 수요처와 공급처가 서로 자물쇠처럼 연결고리를 채워 사업적 교류뿐만 아니라 적대적 M&A와 같은 만일의 상황에서 믿고 기댈 수 있는 언덕(윈-윈 효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종업체인 신일본제철과 포스코가 국경을 넘어 상호 지분을 보유한 채 전략적 제휴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비슷한 전략이다.
◆금융권 백기사는 불안
포스코는 최근 적대적 M&A 위협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국내 기관투자가들을 찾아다니면서 포스코 주식을 매입해 우호세력이 돼달라고 요청하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다.
포스코의 요청에 우리은행은 앞으로 포스코 주식 0.5%를 매입키로 했다.
하지만 기관투자가들은 언제든지 포스코 주식을 팔고 떠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어 불안하다.
지난해 금융기관 중 처음으로 포스코 주식 1%를 샀던 농협이 좋은 사례다.
농협은 포스코 주가가 올라 차익을 실현할 기회가 오자 매입한 1% 중 20만주(0.25%)를 팔았다.
이번에 포스코의 재요청으로 다시 20만주를 사서 지분 1%를 맞추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맥락에서 현대중공업과 포스코 간 자사주 맞교환은 큰 의미를 갖는다.
기관투자가들보다 중장기적으로 더욱 든든한 우호세력을 확보한 것이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경계대상
일부 전문가들은 미탈이 지난해 아르셀로를 인수(333억달러)하면서 실탄을 대부분 소진했다는 이유로 포스코를 M&A할 여력이 없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르셀로-미탈도 대외적으로는 포스코에 대한 M&A 의사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는 '뒤통수론'을 강조하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아르셀로-미탈만 예의주시 대상이 아니라는 생각에서다.
모건스탠리,골드만삭스와 같은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따라서 포스코는 이들 IB들의 동태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IB들은 남아도는 투자자금을 굴리기 위해 혈안이다.
IB들이 아르셀로-미탈에 포스코 인수를 부추길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포스코의 판단이다.
IB들이 아르셀로-미탈에 인수자금을 빌려줄 수도 있어서다.
IB들은 글로벌 철강업체 중 알짜배기인 포스코를 인수하면 투자한 자본을 빠른 기간 내 손쉽게 회수할 수 있다는 점을 겨냥하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철강업체 가운데 현금 창출력(한해 7조원 정도 추정)이 뛰어난 데다 기술력이 우수하고,친환경적인 포스코만큼 입맛을 돋우는 M&A 대상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송대섭/이상열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