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는 사람을 다루는 직업인데 인간적인 공부가 아니라 시험 성적과 연수원 성적 몇 점 차이를 진로 판단 기준으로 삼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정상명 검찰총장이 '법의 날'인 25일 모교인 서울대에서 가진 법대초청 강연에서 시험 성적 순으로 뽑는 현행 사법시험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폭넓은 검사 임용을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검사로의 길,고뇌와 보람'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강연에서 "사법시험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야 합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법대 학생으로서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

사법시험은 자신을 담금질할 수 있는 국가 공인 시험대로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사법고시 준비는 마라톤과 같다.

두 번,세 번 도전하면 체중만 빠지고 주위를 안타깝게 하므로 단번에 기록을 내도록 빨리 철 들라"고 주문했다.

정 총장은 1977년 사법연수원을 졸업하고 광주지검 검사로 부임한 시절을 회고하며 "내 손으로 6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하고 나서 (사형제에 대해) 굉장히 많이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사형 집행을 계기로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대해 고민했다"며 "검사는 법의 이름으로 인간의 생명을 빼앗을 수 있는 어마어마한 권한을 갖고 있는 직업인 만큼 균형감각과 공명정대함이 필수적이라고 여기게 됐다"고 말했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