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간만에 조정을 받았다.

단기적으로 이러한 조정이 길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나 상승 추세는 변함이 없을 것이란 점에서 길게 보면 이번 조정도 매수 기회라는 분석이다.

다만 가격이 훌쩍 높아진 주도주들과 달리 바통을 이어받을만한 대안 업종이 없다는 점이 다소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26일 한양증권 홍순표 연구원은 "조정 시마다 저가 대기 매수세의 유입으로 장중 낙폭을 완전히 만회하면서 상승 반전했던 이전과 달리 전날은 차익실현 물량 출회로 반등 시도조차 여의치 않았다"고 지적했다.

기다리던 조정이었지만 이전과는 다른 추이를 나타냈다는 점에서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홍 연구원은 "이는 투자자들이 단기적으로 조정 흐름이 더 이어질 수 있고, 예상보다 크게 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기술적인 하락 압력에다 이번 주말 미국의 1분기 GDP 발표가 예정돼 있고 중국의 추가 긴축 가능성에 대해서도 확인하고 갈 필요가 있어 단기적으로 조정 분위기가 연장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1분기 성장률이 부진할 경우 부분적인 경기 리스크가 재부각될 수 있고, 국내외 증시의 기술적 부담이 큰 상황에서 중국이 추가 긴축에 나설 경우 조정이 빌미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삼성증권은 원화 강세에 주목했다.

올들어 930~950원 사이에서 비교적 안정적 흐름을 보이던 원/달러 환율이 이달 들어 다시 심상치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매수와 단기 외화차입 증가 등의 영향으로 슬금슬금 내리던 원/달러 환율은 현재 920원대까지 내려오면서 연중 저점을 위협하고 있다.

이나라 삼성 연구원은 "향후 원/달러 환율의 방향도 미국과 중국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미국의 성장률이나 중국의 위안화 절상 가능성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동양종금증권은 상승의 바통을 이어받을 만한 대안 업종이 없는데다 대외 요인들의 불확실성과 기술적 지표의 약세 신호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보수적인 투자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판단했다.

반면 신영증권은 수급적으로 대기 매수세도 충분하고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완만한 형태의 조정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방어적 포트폴리오 구성과 같은 전략적 변화는 아직 필요치 않다고 밝혔다.

미세하게 매수 타이밍을 조절하는 전술적 변화 정도가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삼성증권도 조정을 받더라도 시장이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일 것이라면서 주도주로의 접근이 만만치 않다면 업종내 후발주자나 실적 대비 가격 매력이 있는 1차금속, 석유, 증권 등으로 시야를 넓히는 것도 적절한 전략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